러시아 국민들은 볼쇼이 극장에서 공연되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 발레 공연을 어린 시절부터 최소 50~60번, 많으면 100번 이상 지겨울 정도로 봐서 어느 배역의 적임자는 누구이며, 몇 년도 작품이 어떠했다는 평가를 하게 될 정도로 발레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프랑스 국민들 또한 어릴 때 소풍 혹은 데이트 장소로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밀레의 <만종>, 르누아르의 <책 읽는 소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세계적인 명작을 감상하며 놀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친숙도가 높다 한다.

평생 2~3번, 많아야 5~6번 정도 특별한 기회에 발레를 감상하는 우리와 비교하면 지식은 말할 것도 없고 발레에 대해 가슴으로 스며드는 대화를 하기에는 애초에 상대가 안 된다. 한두 번 프랑스 여행길에 등 떠밀려 들어가서 한꺼번에 수백, 수천 점의 명작을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감상하고 뒤죽박죽된 감상을 얘기하다 마침 배고프던 차에 사먹은 미국제 빅맥 햄버거 맛이 가장 느낌이 좋았다는 촌평을 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경제와 시장, 그곳에서 투자자와 시장의 만남을 중개하는 금융상품도 계속 공부하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깊은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앞서 얘기한 명작 감상의 경우처럼 결실(수익, 이해, 친숙도 등) 없는 맹탕거래만 이뤄질 것이다. 현대의 세계 경제와 시장은 숨 쉴 틈 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기 때문에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에 확인하고 투자에 반영하지 않으면 이미 한 박자 늦은 투자와 한 발 뒤진 경쟁의 대열에 서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반 투자자도 금융상품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의 함양과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촉각을 세우고 투자에 임해야 하는 시대이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와 상황에 맞는 도구인 금융상품을 적기에 사용해 충분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모두가 인정하듯이 요즘의 금융상품의 내용은 매우 폭넓고 다양해서 투자자들이 모든 상품을 알고 투자에 나서기에는 많은 면에서 무리가 따른다. 요즘은 은행, 증권, 보험의 특성을 섞어 만든 융합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개별 금융기관의 상품만 알거나 일부 다른 상품의 특성만 아는 쪼가리 지식을 믿고 망망한 투자 시장에 돛단배로 도전하는 만용으로는 투자수익을 낼 수 없다. 과거의 은행 상품처럼 이자율이 얼마이든지 정한 기간만 지나면 약정한 대로 한 푼도 틀림없이 내 손에 들어오는 그런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간혹 비슷한 상품이 있지만 0.1%의 이자라도 더 받기 위해서 여러 은행 상품을 비교해서 가입해야 그나마 얻을 수 있는 행운이 생긴다.

2016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한국富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자산관리 최대 관심사 1순위는 ‘금융상품 및 금융시장 정보’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의 33.3%가 금융상품과 금융시장의 정보에 부족함을 느껴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동산 투자정보’(29.5%), 그리고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 조정’(11.5%) 등이 주요 관심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 국민의 0.41%인 21.1만명의 한국 부자들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5.3%인 476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미 금융재테크의 경지에 오른 고수 자산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여전히 금융상품과 금융시장의 정보에 부족함을 느끼며 더 깊이 넓게 알고 싶어 할 정도인데 필부(匹夫)들의 금융정보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금융시장과 금융상품의 정보는 생물처럼 늘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오늘 알고 있는 정보도 내일이면 죽은 정보가 될 수 있다.

투자자의 마음은 최소의 투자자금으로 최대의 수익을 내는 과거의 경제 원리에 충실하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경제 원리를 덮고 자신이 먼저 변해 새로운 변화의 경제환경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대다. 대출을 받는 사람에게 이자를 받지 않고 도리어 수수료를 얹어주어도 돈을 쓰지 않는 마이너스 금리의 시대이다. 돈을 풀어도 세상에 돈이 넘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도래하지 않는 경제원리 무작동의 시대이다. 기존의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 경제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제원리 혼돈의 시대이다. 어떤 일정한 규정할 수 없는 변칙에 의해 작동하는 경제와 시장에 대해 홀로 공부하고 그 시장에 투자해 자기만의 고등 공학으로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투자자의 몫이다.

전문가들은 2017년 정유년의 세계 경제와 국내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은 상당 기간 흐릴 것으로 전망한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 정책 실행과 보호무역 장벽의 강화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투자와 재정 확대 정책은 인프라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앞으로 진행될 브렉시트 협상과 아베노믹스도 한계에 부딪혀 유럽과 일본의 경기 회복세도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내 경기는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파장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또한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큰 틀에서 기업과 가계의 소득 감소, 가계부채 리스크의 확대, 건설경기 둔화 등의 파장으로 올해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고되고 확인된 리스크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작다. 언급되지 않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있다 할지라도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은 우리의 의지와 마음이다. 알아야 면장도 할 수 있다.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투자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