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며 삼성은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짧은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삼성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비상대응계획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위기상황에 대비해 만든 시나리오 중 하나로 알려졌다.

비상경영체제는 당연하다. 일단 미래전략실의 경우 최종적으로 해체가 맞지만 그 시기는 유동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황에서 그룹의 컨트롤 타워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은 특검 수사가 끝나면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고 했으나 총수 유고라는 비상체제를 끌고갈 최소한의 보루는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최지성 부회장 및 장충기 사장 등 그룹의 수뇌부가 특검의 칼날을 당장 피했으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관계로 상황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말도 나온다.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에 따라 다른 수뇌부의 신변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삼성은 위기를 가정해 각 계열사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완비한 상태다. 그런 이유로 총수 유고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도 일정정도 운신의 폭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인수합병 및 전격적 투자 등 선 굵은 경영은 사실상 어렵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루프페이 및 하만, 비브랩스 인수 등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졌으나 당분간은 소극적 경영이 유력하다. 임원인사는 아직 난망한 상태며 올해 사업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