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초입부터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은 재건축을 해야 돈을 벌 것 아니냐고, 다른 사람은 아파트는커녕 집만 빼앗기고 마는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이들이 싸우고 있는 뒤편 담벼락에는 ‘재건축 반대’라는 붉은 글씨의 현수막이 걸렸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은 마포 남동부에 있어 한강에 접하고 있다. 원래는 신수동, 현석동, 구수동 3개 법정동이었으나 2007년 1월 1일 행정구역조정으로 대흥동, 신정동 일부가 편입됐다.

신수동은 강변을 끼고 2호선 신촌역, 6호선 대흥역, 경의중앙선 서강대역이 위치해 있고 가까이 홍대문화거리, 신촌‧이대거리 등 상업시설 밀집지역으로도 접근이 용이하다. 백화점, 대형병원, 대형마트 등도 인접해 좋은 입지를 가진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지가가 싸서 서민들이 모여 사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이지만 도시기반시설은 취약해 이 일대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꽤 많이 진행됐다.

신수시장 맞은 편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마포웰스트림은 지난해 2월 입주했고, 신수동 신수1구역을 재건축하는 신촌숲 아이파크 아파트는 평균 74.8대 1로 분양 당시 강북권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래미안마포웰스트림아파트는 마포구 최고층인 35층 총 8개동 641세대 규모의 단지로 한강변에 붙어 있어 강남권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현재 전용면적 84.96㎡(약 25.7평) 매물은 8억5000만원~9억5000만원에 거래된다.

신촌숲 아이파크 또한 서부권의 중심지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입지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평균 3.3㎡당 2200만~2400만원이었지만 래미안마포웰스트림아파트 등 주변의 시세를 고려할 때 입주 시기인 내년에는 최소 2억원(30평형대 기준)은 오를 것이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의 예상이다.

이렇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의 인기가 높아지자 인근 단독주택지들도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창 진행이 되는 듯했던 마포세무서 인근은 재건축이 무산되고도 집값이 올랐다. 재건축 문제로 주민 간 다툼이 일고 있는 신수시장 신수2구역은 재건축사업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단계임에도 외부 투자자들이 눈여겨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노후 단독주택이 밀집한 신수시장 일대는 3~5억원대의 30평형대 소형 단독주택도 많다.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도 찬성하는 주민만큼 많은 상황이라 진행이 더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은 재개발과는 달리 땅만 보유하면 안 되고 거주 건물이 있어야 한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니 진행이 느릴 것을 염두하고 5억원대의 단독주택을 구입해 세를 놓고 있다가 자기분담금 1억원 정도를 더해 입주권을 받을 것”을 권했다.

다른 중개업체는 “신촌숲 아이파크의 분양권 전매 금지기간이 풀린다”면서 “단기투자라면 거기에 투자하는 것이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신수2구역은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으로 진행되기에 주민들이 법적으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신수2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사업 진행 시 4개동, 지상 18층 규모로 총 234세대를 건립할 예정이다. 신수2구역은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을 사이에 두고 강변북로를 접해 서강대교, 마포대교를 통해 올림픽대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등 강남으로의 이동이 특히 용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