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 배틀이 시작된다. 축구게임 데스매치 승자는?

 

피파모바일 "축구게임 전통명가 EA를 믿어라" - 김태환 기자

EA스포츠의 피파 시리즈는 축구게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증인입니다. 1994년부터 PC게임으로 출시된 피파 시리즈는 “콘솔의 위닝일레븐과 PC의 피파”로 양대산맥을 이루었죠.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피파 시리즈 독주체제가 정립됩니다. 막대한 자본력의 힘이죠. 주요리그 라이선스도 획득하고 실제 선수들을 모델링했죠.

▲ 출처=EA

축구게임의 명가 EA스포츠가 만든 게임 시리즈인 만큼 모바일에서도 훌륭한 게임성을 구현해냅니다. 당장 선수들의 움직임이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습니다. PC나 콘솔과 견줘도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작법은 더욱 간편해진 느낌입니다. 왼손 엄지로는 방향을, 오른손으로는 패스와 슛, 개인기와 달리기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간단한 조작성 덕분에 스피디한 게임 진행이 가능합니다. 모바일 환경에 잘 맞춰 설계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공격만 진행하는 ‘공격모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바일게임은 야외에서나 일과 중 쉴 때 잠깐씩 하게 됩니다. 축구는 90분간 골을 넣기 위한 경기이지 않습니까. 딱 공격하는 상황만 연출해 할 수 있으니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대방과의 대결도 이뤄져 경쟁심도 충분히 자극되네요.

 
▲ 출처=게임화면캡처

‘피파온라인2’의 게임성을 이어받아서 중거리슛이 잘 들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캐주얼성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이지만 ‘위닝일레븐’처럼 사실적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이머들에겐 부정적인 평가가 나타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모바일의 터치 환경에서는 미세한 콘트롤이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적 플레이를 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드림리그사커((Dream League Soccer)는 너무 어렵습니다. 골키퍼는 ‘야신’처럼 1대 1 찬스에서도 공격수의 슛을 철벽방어 해버리네요. 난이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작방법이 복잡합니다. 선수 바꾸기 버튼이랑 크로스 버튼이 같네요. 크로스 올리려다 몇 번을 실패했는지 모릅니다. 압박과 패스도 같은 버튼이네요. 압박으로 수비에 성공해도 선수 자기 마음대로 패스해버리는 상황이 자주 나타납니다. 방향인식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정말 여지껏 플레이 해본 모바일게임 중 조작성이 제일 나쁩니다. 그래픽 역시 부자연스럽습니다. 로봇이 달려나가는 모양새네요. 해외에서 인기 있다고는 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환호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출처=게임화면캡처

물론 드림리그사커가 나름의 장점은 있습니다. 자신만의 구장을 커스텀할 수도 있고, 강력한 멀티플레이 시스템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열악한 조작성은 결국 피파모바일로 눈을 돌리게 만드네요.

 

드림리그사커 “위닝 마스터리그 묘미 오롯이 담아냈다” -조재성 기자

드림리그사커와 피파모바일이 각각 축구팀이라고 칩시다.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나면 승리팀은? 저는 맹세코 드림리그사커에 거액을 베팅할 겁니다. 압승이 분명하니까요.

고백하자면 전 드림리그사커 팬입니다. 이번 데스매치 때문에 잠깐 깔아서 즐겨본 게 아니란 얘깁니다. 30경기를 치러야 하는 리그를 수십번은 끝냈죠. 수백판은 했다는 거죠. 엘리트조 우승도 수차례 경험했습니다. 함께 우승을 이뤄낸 선수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네요.

▲ 출처=게임화면캡처

저만 유별나게 이 게임에 빠진 건 아닙니다. 재미있는 모바일 축구게임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드림리그사커는 많은 이를 열광시켰어요. 앱스토어 별점이 만점에 가까운 걸로 확인됩니다.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3M과는 차이가 큽니다. 

이와중에 지난해 10월 피파모바일이 등장했어요.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직접 나섰네요. 한줌의 기대감을 품고 즐겨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눈이 드림리그사커로 돌아갔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했기 때문이죠.

드림리그사커 최대 강점은 분명합니다. 나만의 팀을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준다는 거죠. 팀 이름을 정해 이름 모를 선수들과 하부리그부터 시작합니다. 게임에서 이겨 얻은 돈으로 선수를 훈련시킬 수 있어요. 무명선수를 키워 스타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이들과 함께 엘리트리그 승격을 꿈꾸는 거죠.

 
▲ 출처=게임화면캡처

필요하다면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도 가능합니다. 그 선수도 역시 키울 수 있고요. 이번 시즌에 기록은 어떤지 통계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선수 한명한명에 애착이 생깁니다. 가상의 선수와 끈끈해지는 느낌이랄까.

피파모바일에서는 선수를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일단은 성장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요. 현재 능력치가 그 선수 한계입니다. 게임머니를 벌어서 능력치가 더 좋은 선수를 계속 모으게 됩니다. 밀린 선수는 과감히 버리게 되죠.

선수가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더 강한 선수카드를 얻으면 쫓겨날 운명이죠. 기록도 남질 않아요. ‘우리팀 주장이 이번 시즌에 5골 7도움을 기록했구나. 저번 시즌보다는 부진하네’ 따위를 알 수 없죠. 선수든 팀이든 애착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래서인지 게임에도 흥미가 안 생깁니다.

▲ 출처=게임화면캡처

PC와 콘솔게임 쪽에선 피파가 주도권을 잡은 시대지만, 위닝일레븐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죠. 드림리그사커는 위닝의 맛을 살려냈어요. 반복된 장면이 잘 연출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축구에서 느끼는 재미를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조작감이라든지 그래픽도 모바일 환경에 잘 어울립니다. 피파모바일과는 달리 카메라 시점 변경도 가능하고요.

게임모드 구성을 살펴보면 더욱 드림리그사커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위닝의 마스터리그랑 비슷한 모드 빼고는 과감히 덜어냈죠. 하부리그부터 리그와 컵에 참가해 팀을 키워나가면 그만입니다. 반면 피파모바일은 너무 복잡해요. 공격모드, 리그와 시즌, 플랜, 액션팩 등 이런저런 모드가 너무 많습니다. 여러 모드 사이에서 유저는 방황하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드림리그사커가 ‘모바일 축구게임’이 줄 수 있는 재미의 본질을 더 잘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EA가 PC·콘솔 축구게임 강자일지는 몰라도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초보 티가 역력합니다. 반면 드림리그사커를 흥행시킨 퍼스트터치게임즈는 축구게임 전문 개발스튜디오의 위엄을 보여주죠. 글을 이만 줄이고 드림리그사커나 하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