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지은 따끈한 쌀밥을 호호 불며 먹어 본 경험이 있는가. 식당에서는 좀처럼 맛있는 밥을 만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부분 식당은 효율성을 위해 미리 밥을 지어놓고 밥그릇 채로 온장고에 보관한다. 고객 상에 바로바로 내기 위해서다.

한국인 밥상의 주인공은 밥이다. 밥이 맛있어야 음식도 맛있다.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종로 일대에서 쌀밥 하나만으로 명성을 얻은 집이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추천으로 모 방송에서 ‘착한 식당’으로 소개된 전력도 있다. 찌개백반과 몇 가지 반찬. 소박하고 평범한 식단이 주 무기다. 갓 지은 쌀밥은 그 어떤 반찬과 찌개와도 잘 어울리는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낸다.

1. 음식 종류
가정식 집밥이 주메뉴인 한식 백반 전문점이다. 저녁에는 안주류도 팔고 있다.

2. 위치

▲ 출처=네이버지도

*주소 :  1호점-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4-6 낙원상가 B1 148호
            2호점- 서울 종로구 낙원동 93번지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공휴일 OK
*연락처 : 1호점 02-766-6588, 2호점 02-744-6589

*가격 : 청국장 7000원, 오징어 볶음 1만6000원 (2인 기준), 제육볶음 1만6000원 (2인 기준)
안주류 낚지볶음 2만5000원, 동태조림 2만5000원, 해물부추전 1만원, 두부조림 8000원, 꼬막 8000원 (안주류에는 밥이 포함되지 않는다.)

3. 상호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30여 년 전 처음 문을 열 당시, 고향원 사장은 ‘일미식당’이란 이름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한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맛으로 제일가는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바람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일미식당 2호점 벽에는 한 손님이 친절하게도 일미식당에 대한 평을 한자를 섞어 멋들어지게 표현했다. ‘맛은 一味 밥은 名品’ 한일자에 맛미자는 첫째가는 좋은 맛을 뜻한다.

4. 경영철학

고향원 사장은 일미식당을 운영한 지 30여 년이 다 돼간다.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철학은 ‘가족 건강을 책임지는 엄마 마음’이다. 식당을 찾는 손님 한명 한명을 가족으로 생각하면 음식 하나도 함부로 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고 사장은 조금 비싸더라도 싱싱한 재료를 고집한다. 쌀, 청국장, 배추김치, 돼지고기, 소고기 모두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인공조미료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식당 벽 한쪽에는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도 걸려있다. 사실 식당을 처음 운영하던 80년대 초만 해도 맛을 위해 적은 양의 조미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식당이 방송에 소개되고 점차 유명해지면서 찾아오는 고객도 늘었다. 고 사장은 많은 고객이 조미료를 넣지 않기를 바라는 걸 알게 된 후 조미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반찬 재사용도 있을 수 없다. 식당에서 반찬을 재사용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다. 고 사장은 “처음부터 반찬을 많이 줘서 남기는 것보다 차라리 먹을 양만큼 적당하게 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반찬을 재사용하는 식당이 꽤 있다는 풍문이 들리는 가운데, 반찬 재사용 금지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만으로 신뢰가 간다.

5. 주메뉴

일미식당에서 밥과 함께 나오는 메뉴는 세 가지다. 청국장,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가족들과 함께 먹는 소박한 집 밥 메뉴로 구성돼 있다. 어느 메뉴 하나도 자극적인 맛은 없다. 대체적으로 먹고 나면 속이 편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터라 오곡밥과 나물 반찬이 나왔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청국장찌개는 이 집 인기메뉴 중 하나다. 구수한 청국장은 영양분도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유명하다. 청국장찌개 주재료인 청국장은 국산 재료만을 쓰는 전주 거래처에서 공수해온다. 믿을 만한 식당과 오랫동안 거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게 주변에 퍼지는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손님들의 발길을 붙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청국장찌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6. 맛의 비결은

일미식당에 대해 유독 끊이지 않는 칭찬은 밥에 대한 얘기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고사장은 답변은 의외로 평범했다. “방금 한 밥이 제일 맛있다”는 답이다. 

고 사장은 좋은 쌀을 쓰고 밥을 자주자주 하는 것 등 평범해 보이는 것들을 성실하게 지키고 있다. 일미식당은 도정한지 얼마 안 된 햅쌀로 갓 지은 밥이 상에 나간다. 그는 “밥솥에 시간이 지날수록 밥맛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조금씩 자주자주 밥을 하면 손님에게 맛있는 밥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미식당이 쌀밥으로 유명한 이유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식재료 어디서 구입하는지

낙원시장과 경동시장을 자주 이용한다. 식당이 시장 안에 있어 재료를 구입하기 편리하다. 오징어볶음의 재료가 떨어지면 근처에서 생물 오징어를 바로 공수해 올 수 있다. 

*식자재 구입 조건이 뭔지
싱싱하고 좋은 재료가 최우선이다. 재료를 깐깐하게 고른다. 쌀이 맛없을 때는 쌀집에 항의한 적도 있다. 지금은 오랫동안 거래하는 단골 거래처도 많이 생겼다.

7. 특별한 서비스

일미식당의 특별한 서비스는 신뢰다. 남은 반찬을 재사용하지 않고 항상 신선한 재료를 써서 정성스레 음식을 내는 것. 그게 전부다. 꾸준히 지켜온 신뢰가 고객들 사이의 입소문을 탔다. 각종 방송사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8. 고객이 전하는 ‘일미식당’

이 집의 청국장은 냄새가 심하지 않아 좋은 청국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침샘을 자극하는 구수한 청국장은 밥 한 공기 정도는 거뜬히 해치우게 만든다.

테이블이 세 개뿐인 1호점은 항상 좁은 매장이 아쉬웠다는 평가다. 이번에 새로 문을 연 2호점은 1호점보다 훨씬 넓어 단체 모임을 하기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