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알로프트 서울 명동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변수로 인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외교 관계가 예상치 못하게 악화되면서 중국인 단체 여행객의 한국 방문이 줄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어 수익을 내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2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하면서 내부 출혈 경쟁이 심해 신규 사업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실 이처럼 면세점끼리 ‘생존게임’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이미 업계에 만연하다.

호텔가 역시 면세점처럼 ‘제 2의 생존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전망이라 주목된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호텔들이 줄줄이 오픈하거나 새롭게 선보여질 예정이라, 주로 외국인 광관객을 상대하는 이 시장 역시 본격적인 출혈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먼저 이달 1일 ‘알로프트 서울 명동’이 공식 개관했다.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로 지어진 알로프트 호텔은 총 다섯 가지 타입의 룸을 준비됐으며, 강남에 이어 두번째다.

내달에는 파르나스호텔의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명동’이 문을 열 예정이다. 이어 4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상부층에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호텔 ‘시그니엘서울’이 오픈한다. 시그니엘서울은 롯데월드타워 76층부터 101층에 위치, 세계적 수준의 호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호텔의 경우 최고 수준은 자랑하는 만큼, 가격 역시 기존 호텔보다 고가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신라호텔의 비즈니스 호텔 ‘신라 스테이 서초’ 역시 오는 4월 새롭게 선보여진다.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하반기에 용산에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노보텔 앰배서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등 다양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대단지로 열며, 이후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서울 강남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오픈을 앞둔 대부분의 호텔들이 대형이고 고가인데다, 관광객이 선호하는 서울의 강북과 강남에 밀집되어 있어 기존 호텔까지 더해져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유커는 줄고, 호텔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무부가 발표한 월별 중국인 방문자 수를 살펴보면 8월 89만5000여 명에서 10월 69만8000여명, 12월 54만8000여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춘제 기간(1월 27일~2월 2일)도 국내 여행사의 예약이 약 20~30%까지 줄어드는 등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중국인 단체 한국 방문 관광객은 줄어드는 반면 개별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찾은 관광객은 총 1356만9315명인데, 이중 중국인 관광객이 634만92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 관광객 중 51.9%는 이른바 싼커(개별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기존처럼 명동에서 관광과 쇼핑 위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 강남 번화가 방문이나 맛집 탐방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강남에서도 이미 3~4년전부터 의료 관광객을 겨냥한 비즈니스 호텔이 생겨나면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역삼동에 ‘신라스테이 역삼’, 강남구 청담동 ‘알로프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 ‘도미인 프리미엄 서울 가로수길 호텔’, 강남구 논현동 ‘포레힐’, 대림산업이 건설한 ‘글래드 라이브 강남’ 등 강남권에 포진해 있다.

올해는 강남구 청담동에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의 총 92개 객실을 갖춘 ‘엔트라호텔’이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강남구 신사동에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이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주방가구 제조회사인 넵스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5성급 호텔을 지어 내년 중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서울 시내 강북과 강남을 중심으로 호텔이 성업 중인데 계속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면세점처럼 호텔가에서도 ‘출혈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호텔은 늘고 유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객실 가격 낮추기나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