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산업의 핵심 영역인 자율주행차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개발 전담부서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전문가들을 영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핵심 기술 우위 확보에서 나아가 전세계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자율 주행 플랫폼까지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표준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자율주행 연구개발 기능 통합 확대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ICT 기업들간의 경쟁구도가 치열한 자율주행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설된 지능형안전기술센터는 기존 현대차와 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내 개발 조직 인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첨단안전기술 담당 조직과 자율주행 선행연구 조직을 합쳐 '센터'급으로 위상을 격상한 것이다. 관련 기술의 일관된 개발체계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 내 인력 규모는 2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측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넘어 고객에게 이동의 완벽한 자유로움을 통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센터에서는 자율주행기술과 관련한 전 과정 연구를 망라하게 된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기초 선행부터 시험·평가, 본격적인 양산차 적용까지가 포함된다.

현재 양산 중인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방지장치,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 등 첨단운전자보조기술 고도화도 진행된다. 상용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핵심기술 연구 등도 펼쳐진다.

특히 전세계 어느 도로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도 적극 추진하는 등 미래 자율주행차 개발 주도권 선점 노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 지능형안전기술센터 센터장 이진우 상무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GM 자율주행차 개발 주도한 이진우 박사 영입

인적 쇄신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GM에서 자율주행차 선행 및 양산화 개발을 초기부터 주도했던 이진우 박사를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 상무(센터장)로 영입한다.

이 상무는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를 졸업한 뒤 KAIST 동역학 제어분야 석·박사를 취득했다. 2001년부터 미국 코넬대에서 연구교수로 자율주행과 로봇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6년 이후에는 GM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담당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개념 태동기부터 15년 이상 자율주행 개발 분야 글로벌 전문가로서 핵심역량을 축적한 이진우 상무가 자율주행 기술의 방향성 정립과 고도화 전략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상무는 “단순 자율주행차 개발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표준화에 현대·기아차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격동기···“최후의 승자가 웃는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2020년’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며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해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업체들은 ‘2017 CES’를 자사 기술력을 뽐내기 위한 무대로 만들었을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Juniper Research)는 올 2025년까지 전 세계에 약 2200만대에 달하는 자율주행차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뒤 향후 10년간 매년 43%씩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12월과 지난해 10월 미국 네바다 주로부터 투싼 수소전기차와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대해 자율주행 시험을 할 수 있는 운행 면허를 각각 취득했다.

지난해 3월에는 우리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시험 운행 허가를 취득하고,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017 CES’에서는 아이오닉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라스베이거스 도심 주야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한발 느리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부문에서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련법 제정이 미국(2011년) 등에 비해 5년 가량 늦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스마트카 경쟁력이 유럽보다 1년여 뒤쳐져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2015년 기준)

한편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전용 보험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2차 자동차정책기본계획’을 13일 수립·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