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구 신원동 본마을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그 동네는 어떻게 알아요?”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 내려 택시를 잡아타자 기사가 의아해한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7만 가구로 지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의 물량이 공급된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42만 가구가 풀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연평균 적정 아파트 공급 물량을 27만 가구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를 크게 웃도는 초과 공급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기존 노후된 아파트나 주택가를 중심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에 나서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사람 향기'가 나는 특색 있는 단독주택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서초구 신원동에 위치한 ‘본마을’은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신원동은 1988년 1월 서초구의 신설로 강남구에 편입된 후 현재는 행정동인 내곡동 관할 하에 있다. 현재 신원동 내에는 본마을을 비롯해 탑성, 벌말, 새원마을, 원터마을, 새쟁이마을, 청룡마을 등의 다수의 자연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본마을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본사와 2km거리로 자동차로 5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위치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시절, 정 회장의 새벽 호출에 빨리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현대차 임원들이 다수 거주했다고 한다.

▲ 서초구 신원동 본마을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본마을은 주택과 주택 사이 골목을 기점으로 60여가구가 아기자기한 하나의 마을을 구성하고 있다. 마을 앞과 뒤로는 청계산과 안산, 구룡산이 장관을 이루고 여의천이 흐르고 있어 탁트인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당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강남, 방배, 양재 등의 번화가까지의 거리가 가까워 이동하기가 쉽다”며 “서울 도심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는 전원 환경에서 생활이 가능함과 동시에 도심생활까지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주택을 개조해 사무실로 만든 것도 찾아볼 수 있다. 강남권 사무지구로의 이동이 수월하고 공기좋은 쾌적한 환경에 주택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이마트와 하이브랜드, 코스트코, 양재하나로마트 등의 편의시설이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초구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딱 2번 매매거래가 진행된 매물이 귀한지역”이라고 전했다. 또 “해당 지역은 대다수의 매물이 알음알음 통해 거래가 성사된다”고 덧붙였다. 대지면적 330㎡(건물면적 164㎡)에 14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신원동 본마을은 현대차 임원들이 주를 이뤄 거주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알짜배기 부촌으로 손꼽힌다. 현재 임직원들의 거주는 감소했으나 해당 주택의 매매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이 개통되기 전과 비교해 평균 2~3억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과 사무지구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주거촌이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에 위치한 경희궁의 아침은 쌍용건설이 시공한 오피스텔로 인근 대형 로펌 김앤장 직원들이 다수 거주하며 소위 '김앤장 숙소'라고도 불린다. 전용면적  145㎡의 경우 지난해 10월 13억원대에 거래됐다.

강남역 롯데캐슬과 우성아파트는 '삼성전자 기숙사'라고 알려졌다. 롯데캐슬클래식은 전용면적 84㎡가 11억원대에 우성아파트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16억원대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 본사의 수원 이전으로 1500여명의 직원이 수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7년간 근무를 한 직원은 “강남역은 생활인프라와 직주근접(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의미함)의 여건을 모두 갖춘 곳”이라며 “5년전 삼성전자 근무 당시 다수의 직원들이 롯데캐슬과 우성아파트에 거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