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 출처 = 이미지투데이

답은 중국에 있었다. 도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현대차 등 대형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 실적이 중국시장 내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됐다.

수년간 이어져온 메이커별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왕좌를 지켜오던 도요타는 폭스바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만년 4위 르노-닛산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명실상부 ‘빅4’로 거듭났다. 현대차그룹은 5위 자리를 지켰지만 선두권과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디젤 게이트’ 무색, 왕관 쓴 폭스바겐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2016년 전 세계 시장에서 1031만2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전년(933만대)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폭스바겐이 한 해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한 것은 2014년(1014만대) 이후 처음이다.

2012년부터 왕좌를 지켜온 도요타그룹은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1017만5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0.2% 증가한 수치다. 자국 내 판매(223만1000대)가 2.8%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가 0.5% 줄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 출처 = 각 사

GM은 ‘1000만대 클럽’에 가입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2015년 판매량은 984만대였다. GM은 77년간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오다 2008년 도요타에 밀려난 바 있다. 한때 경영 위기 탓에 휘청거렸지만 곧바로 안정을 찾으며 그간 도요타·폭스바겐과 함께 ‘빅3’ 구도를 그려왔다. 특히 판매 실적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4위 르노-닛산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2016년 996만1347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852만8887대) 대비 16.8% 뛴 수치다. 같은 해 출자를 통해 미쓰비시자동차를 그룹 내에 들여오면서 단숨에 성적이 올랐다. 르노닛산은 앞서 러시아 자동차 업체인 아브토바즈도 인수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788만266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5위 자리를 지켰지만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800만대 고지를 넘어섰던 2015년 대비 실적이 줄었다.

2016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지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폭스바겐그룹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2015년 말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판매 실적도 598만7800대를 기록, 전년(582만3400대) 2.8% 상승했다. 아우디를 비롯해 포르쉐, 스코다, 세아트 등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찾은 비밀

2016년 중국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약 2320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8% 가량 많아진 수치다. 글로벌 전체 수요의 28%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신차 판매량이 향후 10년간 미국 시장 대비 2배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성장 가능성이다. 2015년 기준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승용차 보유대수는 166대로 나타났다. 미국(808대), 한국(399대)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1994년 115대에서 2002년 200대로 성장했다. 이에 비춰볼 때 중국 시장은 연간 판매 3000만대 규모까지 충분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성적표도 중국에서 갈렸다. 특히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393만대) 대비 9.7% 증가한 430만대를 팔았는데, 이 중 400만대를 중국에서 해결했다. 중국 내 판매만 두고 봤을 때는 12.2% 증가한 수치다.

▲ 출처 = 삼성증권

GM 역시 중국에서 7.1% 증가한 387만588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중국 내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GM-현대차 순으로 형성돼 있다. 폭스바겐그룹 내에서는 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등 다양한 브랜드가 활발히 나가고 있다. GM에서는 뷰익이 효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르노-닛산 역시 중국에서만 147만2588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이들은 아직까지 미국(166만690대) 시장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상태다. 왕좌를 빼앗긴 도요타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공장이 추가 가동되며 판매가 상승, 내수·신흥국 등에서 부진한 실적을 상쇄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현지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로드맵 등을 숙지하고 공장을 증설하는 등 맞춤형 전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