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7(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에서는 하이 컴플리케이션의 향연이 펼쳐졌다. 지난 SIHH 2016에서 엔트리급을 강화하며 문턱을 낮춘 럭셔리 워치 브랜드가 작심한 듯 자신들의 기술력을 발휘한 것이다. 한 가지 기능에 집중하지 않고 기능과 기능을 조합한 시계를 선보인 것이 눈에 띈다. 특히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옹 등 하이 컴플리케이션에 크로노그래프가 적용된 시계가 주목받고 있다. 크로노그래프는 시계 컴플리케이션 중 가장 대중적인 기능에 속하는 것으로 파일럿워치나 레이싱 콘셉트의 시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그런 크로노그래프가 하이 컴플리케이션과 접목되며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IWC의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Ref. IW392101은 퍼페추얼 캘린더가 돋보이는 시계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월, 날짜, 요일은 물론 윤년 주기까지 알려주는 기능으로 캘린더 기능 중 상위 기능에 속한다. 여기에 크로노그래프가 추가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런 복잡한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데에는 IWC 매뉴팩처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89630 칼리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무브먼트는 플라이백 기능이 탑재된 89361 칼리버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만큼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일가견이 있는 무브먼트다. 기능은 유지하며 문페이즈를 포함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추가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또한 4Hz의 진동수와 68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기능만큼이나 디자인 역시 눈길을 끈다. 토노형 케이스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라운드형 케이스를 적용했다. 덕분에 IWC 내 인기 컬렉션인  포르투기저, 포르투피노의 외관을 닮아 국내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독일의 파텍필립이라 불리는 랑에 운트 죄네 역시 SIHH 2017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투르보그래프 퍼페추얼 푸르 르 메리테란 시계를 선보인 것인데 이 시계 역시 크로노그래프 기능과 더불어 다양한 하이 컴플리케이션이 결합됐다. 총 5개의 컴플리케이션이 적용됐는데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옹, 스플릿 세컨드, 퍼페추얼 캘린더, 퓨제 앤 체인 트랜스미션이 그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어려워 보이는 기능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크로노그래프는 1초 이하의 시간도 측정할 수 있는 시간 기록 장치이고 투르비옹은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월, 날짜, 요일, 윤년 주기를 알려주고 스플릿 세컨드는 시간을 나눠서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퓨제 앤 체인 트랜스미션은 불필요한 동력 상실을 막아주는 것으로 시계의 동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이 모든 기능이 직경 43mm 플래티넘 케이스 안으로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역시 랑에 운트 죄네의 SIHH 2017 메인 시계답다.

예거 르쿨트르는 듀오미터 컬렉션을 통해 크로노그래프의 진화를 보여줬다. 예거 르쿨트르의 매뉴팩처는 과거부터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웬만한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은 예거 르쿨트르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한 번씩은 다 사용해봤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닐 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는 뒤처지지 않는다. 듀오미터 컬렉션 역시 이런 예거 르쿨트르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선 듀얼 윙 콘셉트라는 독특한 구조가 눈에 띈다. 덕분에 크로노그래프와 시간 표시를 어렵지 않게 구연해 냈다. 듀오미터 크로노그래프란 이 시계는 칼리버 380을 탑재한 덕에 크로노미터의 정밀한 시간은 물론 크로노그래프 기능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듀얼 윙 콘셉트에 따라 1번 기어 트레인에는 시간이 표시되고 2번 기어 트레인에는 크로노그래프 기능과 1/6초 점핑 세컨드 기능이 제공된다. 두 개로 나눠진 구조인 만큼 파워 리저브 역시 각각 50시간 씩 제공되고 하나의 크라운으로 두 개의 배럴을 와인딩해 간편히 조작이 가능하다. 푸시버튼 역시 1시 방향에 자리해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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