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신증권은 대신금융그룹의 지주회사로 자회사로는 Daisin Securities Asia Limited(100%), 대신F&I(100%), 대신자산운용(100%), 대신저축은행(100%), 대신경제연구소(99%), 대신프라이빗에쿼티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회사들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만큼 그 자체를 금융업 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합금융사로 표현할 수 있다.

대신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그 이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의 주체로는 단연 대신저축은행과 대신자산운용 그리고 대신F&I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대신증권과 함께 현재 대신금융그룹의 주축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변화의 시도는 감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단순 중개의 역할에서 여신 및 NPL, 자산운용업으로 이어지는 사업라인을 구축한 것이다.

대신증권의 순영업수익 구조변화를 보면 지난 2010년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66.4%에 달했으나 2016년 2분기에는 28.1%로 현저히 줄었다. 같은 기간 대신저축은행과 대신F&I의 수익 비중은 0%에서 각각 7.8%, 24.8%로 증가해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 감소에 기여했으며 기업금융(IB) 부문도 이 기간 동안 1.8%에서 7.2% 증가해 대신증권의 변화에 일조했다.

대신증권은 수익다각화에 분명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신저축은행과 대신F&I다. 대신증권은 대신저축은행과 대신F&I와 연계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미 은행과 증권 간 연계영업은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익숙한 형태이기 때문에 큰 이슈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대신저축은행은 물론 대신F&I를 연계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자산관리(WM) 부문을 확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다. 중요한 것은 연계영업의 목적이 단순 상품판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예를 들어 부동산펀드를 조성할 때, 대신F&I가 후순위로 참여한다”며 “만약 해당 부동산펀드에 이상이 생기면 고객보다 먼저 대신F&I가 타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기자본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신F&I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는 단순 상품판매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방식과는 다르다. 대신증권은 대신F&I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신F&I의 실적에 이상이 생기면 대신증권도 무사하기 어렵다. 만약 상품판매를 목적으로 부실 상품을 만들 경우, 대신F&I의 실적 하락은 물론 대신증권에도 그 여파가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주가 되면 고객 자산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고객의 손실에 앞서 대신증권이 먼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브로커리지 수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다. 고객의 수익보다는 그저 상품판매를 통해 수수료만 챙기면 끝이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의 손실을 해당 금융사가 공동분담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자체적인 노력으로 금융업 전반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한걸음 내딛었다.

많은 증권사들이 ‘대형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대신증권은 과거 중대형 증권사의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수익다각화에 집중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경쟁이 심화되는 단순 NPL 시장에서 탈피, 종합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진화 가능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말 대신증권은 국내 최고급 아파트인 ‘한남더힐’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한남더힐을 담보로 발행한 중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대신F&I는 지난해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고급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이 땅을 사들였다. 향후에도 대신증권은 각종 건설사업에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금융(IB)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명동으로의 귀환… ‘제2의 창업’

1985년 대신증권은 명동을 떠나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올해 초 다시 명동으로 옮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신증권의 명동 사옥 이전은 그동안 M&A의 결실을 맺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대신F&I, 대신저축은행 등과 유기적인 협업을 위해 모든 계열사들이 한 곳으로 모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WM, 신상품 개발 등에 있어 계열사들의 시너지효과는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1월 4일 준공식에서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장은 “명동에서 출발하는 만큼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전성기를 열어가자”고 피력했다.

계열사들의 시너지효과도 중요하지만 명동으로의 귀환은 과거 대신증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단순 과거의 전략으로 대신증권의 명성을 되찾긴 어렵다.

그러나 변화된 대신증권은 그만큼 다른 모습으로 ‘제2의 창업’의 길을 여는 것이다. ‘큰 믿음’을 강조하는 대신증권의 출발점을 되새기며 고객과 함께 울고 웃는 금융사로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다.

명동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는 겉으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만큼이나 금융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를 풍긴다. 양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3년이나 흘렀다. 하늘에서 대신증권의 새로운 출발을 바라보는 양 회장은 그 새로운 출발에 미소를 지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