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근 홍삼, 몸과 마음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식품으로 관심이 더 고조되어왔다. 인삼이 홍삼으로 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진세노사이드가 만들어지기 때문인데, 인삼은 뿌리 모양이 사람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사람 ‘인(人)’을 썼다. 삼이라는 글자의 의미는 신비의 영약, 생약 중의 왕 즉 왕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삼은 고려인삼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인삼에서 나온 식품이 홍삼과 수삼, 백삼 등이다. 홍삼은 인삼을 정선하여 증삼, 건조의 과정을 거쳐 제조한 제품인데 인삼을 무려 9번이나 증자하는 과정을 거쳐 제조한다. 인삼산업법에는 홍삼을 말리지 아니한 인삼, 즉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홍삼의 재배 년수는 6년이며 껍질째 쪄서 건조 가공하므로 소화흡수도 좋다. 외부환경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식물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성분을 껍질에 더 가지고 있어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홍삼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홍삼은 인삼의 핵심 성분이었던 진세노사이드가 더 생성되어서 사포닌이 30가지 이상 포함되어 있어 건강식품이 아닌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식품 1위가 홍삼인데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절반 이상이 홍삼 가공품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명절이나 좋은 사람에게 선물할 때는 묻지도 않고 홍삼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홍삼이 최초로 언급된 것은 고려 인종 1123년 중국 송나라 서긍이 저술한 <선화봉사 고려도경>이며 고려시대에 홍삼의 제조방법이 정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도경>에는 서긍의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고려인삼은 생것과 익은 것 두 가지가 있다. 생것은 색깔이 희고 허하나, 약에 넣으면 맛이 좋다. 여름철에는 벌레가 생긴다. 그런데 익혀 말린 것은 오래 간다. 또한 중국 명나라 풍조장이 지은 <금낭비록>에서는 산삼을 캐면 끊는 물에 넣었다가 바로 꺼내서 불에 말리거나 생것을 바람 없는 그늘에 말리면 약효가 좋다. 그래나 오래 끊인 것은 약효가 적다.’ 홍삼제품은 구한말에 들어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홍삼 유효성분을 추출하여 연고제나 목욕제로 사용한 것이 홍삼 관련 제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홍삼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아주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홍삼에는 스트레스를 방어해주는 항정신 작용이 있고 면역 증강효과, 혈당 강하작용, 독성물질 해독작용, 콜레스테롤 대사 개선 작용까지 다양한 생리활성효과가 연구 검증되고 있다. 최근에는 융복합 시대답게 홍삼만 먹는 게 아니라 홍삼과 커피를 섞어서 더 대중화된 기호음식으로도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기능과 효과만으로도 강력한데 대중성까지 있어서 필자 또한 정말 사랑하며 체력을 위해 섭취하는 건강식품이다. 홍삼은 한의학에서도 아주 좋은 칭찬을 듣고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건강한 신체는 마음, 피, 물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한다. 마음은 스트레스고 피는 혈액순환이고 물은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홍삼은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하는 중요한 식품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홍삼제품이 참 많다. 그 많은 것 중에 어떤 제품을 먹는 게 좋을까? 일단 제조방식을 살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같은 홍삼정이라고 해도 제조 방식에 따라 유효성분 추출률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삼은 크게 홍삼을 물에 달여 진액을 얻는 ‘물 추출 방식’과 홍삼을 통째로 갈아내는 ‘전체식 제조법’으로 구분된다. 물 추출 방식의 경우 필연적으로 홍삼부산물이 남을 수밖에 없는데, 전체식 홍삼은 이 홍삼부산물이 남지 않도록 모두 갈아 혹시 모를 영양소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이처럼 홍삼을 통째로 갈아 홍삼정 등 관련 제품에 넣게 되면 홍삼이 가지고 있는 유효성분을 95%까지 추출해 섭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인삼은 혈압이 높거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태양인처럼 양 체질의 사람이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밭에서 난 인삼은 수삼, 그 수삼을 말린 것은 백삼이라고 하는데 6년근 이상의 수삼과 백삼을 껍질째 수증기에 쪄서 말린 홍삼으로 복용하면 체질에 큰 상관이 없다고 하니 이 홍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양강장제가 맞는 것 같다. 단 식약처에서는 출혈 위험을 높이는 약물과 동시에 홍삼을 복용할 경우 질 출혈이나 코피를 유발할 수 있고 홍삼 섭취 자체로 두통과 불면, 가슴 두근거림, 혈압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무슨 식품이든 잘 알고 먹으면 약이 되고 잘 모르고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러나 홍삼만큼은 독보다 약의 기능이 강한 식품이다. 잘 알고 먹으면 되는 득이 되어 줄 홍삼이 한국인의 건강에 ‘심봤다’ 수준의 기가 넘치는 환호를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