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우)마크 저커버그, 출처=위키미디어

글로벌 IT기업들이 인도 인터넷 시장을 두고 선점경쟁 레이스에 돌입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 앞다퉈 무려 인터넷을 제공하면 인도의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가 인도에 무료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지난 7일(현지시간) ‘UC웹’(UCWeb)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가 인도 통신사 및 와이파이 제공사와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UC웹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브라우저다.

잭 황(Jack Huang) 알리바바 해외 모바일 사업부서 국장은 “우리는 저렴한 데이터와 더 나은 인터넷 연결을 위해 노력중”이라며 “와이파이 제공사 등과 논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셔블은 알리바바가 무료 인터넷 제공으로 인도에서 UC웹을 더 키우려는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월 UC웹은 2년 동안 인도에 20억루피(약 342억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황은 “인도는 UC웹에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며 인도 투자는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을 GUF(구글, UC웹, 페이스북) 3파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최근 UC웹은 뉴스와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월에는 3만여명의 셀프퍼블리셔(self-publisher), 블로거 등이 콘텐츠 플랫폼으로 UC웹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1억명의 활성 사용자가 UC웹 뉴스플랫폼을 방문했다.

실리콘밸리, 인도에 빠지다

매셔블은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가 4억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인터넷 이용자 수지만 기반시설이 부족해 인구 3분의 2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 기본 시설만 갖춰지면 인터넷을 사용할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얘기다. 업계는 인도 시장을 장악할 회사가 앞으로 몇 년간 세계 인터넷 시장의 판도를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 출처=픽사베이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이미 알리바바에 앞서 인도 인터넷 제공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5년 인도 통신업체 릴라이언스와 제휴해 ‘프리베이직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프리베이직은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 무료 인터넷을 보급하는 사업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인도를 방문해 프리베이직 사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인도 방문 때 뉴델리 인도공과대학(IIT) 학생들에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국가"라며 "인도를 연결하지 않고는 세계를 연결하려는 우리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인도 정부가 프리베이직을 금지하기 전까지 1500만명에게 무료 인터넷을 제공했다. 인도 통신규제국(TRAI)은 프리베이직이 페이스북을 포함한 일부 서비스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망 중립성’에 어긋난다며 서비스 중단을 명령했다. 저커버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몇차례 인도를 방문했으나 소용없었다.

페이스북은 프리베이직 대신 인도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와이파이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익스프레스 와이파이’라 이름 붙인 새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인도에서 125개 와이파이 핫스팟을 시험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스프레스 와이파이가 정식 운영되면 최소 10루피(164원)에 데이터 패키지를 구매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이용해 인도에 인터넷을 제공하려 노력중이다. 화이트스페이스는 인도 인터넷 보급률을 단시간에 높이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TV주파수로 무선인터넷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다.

인도 출신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2015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화이트 스페이스를 해 인터넷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인터넷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인도 농촌지역 50만개 마을에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것. 텔랑가나 주 정부 관계자와는 화이트 스페이스 사업을 비롯, 공립학교 전자교실 구축과 인도 스타트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역시 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2015년 12월 인도를 방문해 인터넷망 구축 지원 계획을 밝혔다. 매셔블에 따르면 현재 구글은 100개 인도 기차역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중이다. 앞으로 2~3년 후 300개 기차역에 와이파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인도에서 열차는 하루 2300만명이 이용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페이스북도 기차역에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기업 ‘레일텔’(RailTel)과 논의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기차역에서 처음 한 시간 동안 1Gbps(1초당 1기가비트)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후에는 접속자 수와 접속 시간에 따라 50Kbps(1초당 킬로바이트)~1G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4G 속도는 2Mbps~150Mbps다. 100Mbps는 약 1Gbps다.

데이터 통신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폰 동영상 서비스 앱 '유튜브고'(Youtube Go)도 인도에서 선보였다. 지난 9월 뉴델리에서 '구글 포 인디아' 행사를 열고 유튜브고를 인도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서비스 개시 일자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