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워치, 비만관리 벨트, 스마트 청진기, 모바일 체온계, 휴대용 소변 분석기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나와 있다. 사용자는 스스로 기기를 활용해 혈압, 혈당, 체중, 체지방, 근육량, 신체활동량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스마트폰, 웹 등으로 전달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분석해서 앱 서비스를 통해 추천 식단, 추천 운동법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웰니스 산업 중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이 가장 두드러진다. 스마트 헬스케어, 모바일 헬스케어, 웰니스 케어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헬스케어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분야를 뜻한다. 헬스케어는 웰니스 산업 중 퍼스널케어 분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퍼스널케어는 2013~2015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분야다. 웰니스의 핵심은 정신·신체·환경의 ‘관리(케어)’다. 퍼스널케어, 그중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헬스케어의 발전은 ICT 융합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ICT 인프라는 최고 수준이고 새로운 ICT 수용도도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발전하기 좋은 환경인 셈이다.

정부는 디지털헬스케어와 흐름을 같이 하는 ‘맞춤형 웰니스 케어’를 지난 2015년 초 ‘미래성장동력 종합실천계획’에서 공공복지 산업 분야 주요 영역으로 선정했다. 소프트웨어, 콘텐츠, ICT 등의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유전체 정보 등의 융합으로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웰니스 케어로 보고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기 및 서비스’에 한해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즉 다양한 산업 참가자 중 기기와 서비스 분야를 먼저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이 계획안은 2020년까지 글로벌 웰니스 시장 5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 달성 목표를 세우고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웰니스 케어뿐 아니라 웰니스 관광 산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앞에서 짚어봤듯, 앞으로 5년간은 ‘웰니스 관광’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웰니스 관광 시장이 약 44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웰니스 관광이라는 분야가 형성된 지는 3~4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건강’과 ‘치유’ 중심의 웰니스 관광 초기 시장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형 웰니스 관광 30선을 선정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생태계 육성·새로운 시각 ‘다양화 필요해’

웰니스 산업이 영위하는 범위는 매우 넓음에도 국내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한 분야만이 크게 성장했다.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크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힐 필요도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크게 디바이스, 데이터, 서비스 세 분야가 동시에 움직인다. 즉 개인건강기기(PHD), 개인건강정보(PHI), 애플리케이션 서비스(PHA)가 융합할 필요가 있다. 전체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려면 웨어러블 혹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 센서, 통신사, 인공지능, 빅데이터 저장 플랫폼 제공 업체,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병원 등 아주 다양한 분야의 플레이어가 협업을 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참여자들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용자까지 모두가 함께 움직이기 위해서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광순 디맨드 대표는 “웰니스 산업은 영역이 정말 넓은데, 자연 발생적으로 발전하는 분야가 있고 의도를 가지고 집중 육성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며 “개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고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아가는 과정에는 너무나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얽혀있고 다양한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웰니스 산업 중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강점을 가진다. PHD, PHI, PHA 각 분야별 역량은 정말 크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 셋 중 어느 한 분야도 빠져서는 안 되는데 사업 표준이나 기술 표준이 맞지 않아 각자가 개발한 기술을 종종 호환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럴 때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기술이나 사업 표준을 만들어주고 부드럽게 각 분야가 연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우리나라가 고령화가 정말 빠르다고 하고 곧 100세 시대가 온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생산자들은 아직까지 고령 인구가 주요 소비층이라고 인식하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 노인들이 소비 주체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다. 미래 사업은 정부가 주도해서 시장이 열리기 전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 미래 사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의 수익원을 주요 타깃으로 잡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웰니스 산업 참여자인 기업들의 시각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웰에이징연구센터 센터장은 “웰니스 산업은 가야 하는 방향이지만 그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웰니스 산업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편리함의 극대화’인데 최근에는 ‘건강성’만이 너무나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 건강 외에도 인간성을 증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도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미투(Me-Too)’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투 전략은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의 이름, 모양, 디자인 등을 모방해 편승 효과를 노리려 하는 것을 말한다. 즉, 현재 나와 있는 서비스나 제품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박 센터장은 “한국 상황에 맞는 고유성을 가지고 이를 국제화하는 방향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나 웰니스 관광에서의 여행 상품 등은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산업의 발전은 국내 상황에 맞춰서 이뤄지겠지만, 그 안에서도 개성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웰니스 산업 중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강점은 지속적으로 살리면서, 이외에 다양한 영역으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진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