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베어 물면 말랑말랑한 마시멜로가 초코의 단맛과 어우러져 사르르 녹는 간식 ‘초코파이’가 패션 아이템이 되어 다시 태어났다. 편의점 판매 1위 제품인 ‘바나나 우유’는 이제는 먹지 못하지만 피부에 양보할 수 있는 화장품으로 재탄생 됐다.”

불황기 매출 저성장 시대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브랜드를 이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확장하는 ‘브랜드 익스텐션(brand extension)’ 마케팅이 주목된다. 이는 기존의 브랜드나 상표 등을 사용해 소비자로부터 친숙한 이미지를 끌어내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유통업계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특히 식품 업계가 패션 혹은 뷰티 업체와 손을 잡고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불황에도 매출 성장에 보탬이 되는 좋은 예가 있어 주목된다.  

▲ 출처: 오리온

오리온은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숍 ‘비이커’와 손잡고 ‘초코파이정(情)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초코파이 이미지를 활용한 커플 티셔츠 2종, 휴대폰케이스 2종, 캔버스백 2종 등 패션 상품과 3가지 맛 초코파이가 담긴 초코파이 스페셜팩 등으로 구성됐다.

초코파이와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코파이情×비이커’ 코너가 차려진 비이커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3일부터 3주간 한정 판매되는 상품이다.

앞서 오리온은 작년에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바나나’, ‘초코파이 말차라떼’ 등 다양한 자매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초코파이는 역대 최대 연매출인 1400억 원을 돌파했다.

빙그레는 자사의 스테티셀러 ‘바나나 우유’를 내세워 화장품을 출시하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지난해 11월 빙그레는 헬스·뷰티 매장 올리브영과 손을 잡고 ‘바나나맛우유 보디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열흘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으며, 약 2개월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폭발적인 인기에  이 제품은 출시 당시 올리브영 60개 매장에서 열흘 만에 160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고, 올해부터는 올리브영 전국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색적인 제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재미 요소를 준 것은 물론 화장품 본연의 우수한 향과 품질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보습력과 넉넉한 용량, 합리적인 가격이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와도 맞물려 인기”라고 분석했다.

▲ 출처: 빙그레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테마로 한 메뉴와 MD상품 등을 판매하는 ‘옐로우 카페’를 지난해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처음 문을 열었다. 1호점은 약 6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입점한 14개 카페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200명 수준으로 중국·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빙그레는 오는 4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어 '옐로우 카페' 2호점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호점은 제품 판매 외에도 바나나맛우유를 활용한 체험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장 규모를 1호점(66㎡)보다 10배 키울 계획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해 바나나맛우유는 옐로우 카페 오픈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연매출이 전년 대비 15% 신장한 1950억을 기록했다”며 “제주도 옐로우 카페 2호점은 바나나맛우유를 국내외에 알리는 거점이자 다양한 바나나맛우유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주요 관광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 전문가는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 제품을 활용한 ‘브랜드 익스텐션’ 마케팅이 저성장 기조에 새로운 효자 아이템으로 등극하는 등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신제품 발굴 보다는 기존에 인기가 있었던 것을 활용해 안전한 방향으로만 사업 계획을 세우는 기업의 전략이 과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줄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 올리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