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 중인 항암제가 손상된 심장 근육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항암제의 경우 심장에 부작용을 초래해 심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UTSW)의 연구 결과가 미래의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혈액 세포와 내장 내벽과 같은 신체 부위의 많은 부분이 평생 동안 갱신되는 반면 심장은 그렇지 않다. 심장이 스스로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심장마비로 인한 손상은 영구적인 상처를 남기며 종종 심부전으로 알려진 심장의 심각한 약화를 초래한다.

UTSW의 세포 생물학 부교수인 로렌스 럼(Lawrence Lum) 박사는 수년간 Wnt 신호 전달 분자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Wnt 신호 전달 분자는 조직 재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암 발병을 야기하기도 한다.

인간에서 Wnt 단백질의 생산에 필수적인 것은 porcupine(Porcn, 고슴도치) 효소이다. 이 효소의 이름은 이 유전자가 부족한 초파리 배아가 고슴도치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붙여졌다.

연구팀은 porcupine 효소 억제제 연구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럼 박사는 “억제제가 뼈와 머리카락에 예측 가능한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을 발견했지만 동시에 심근 세포(cardiomyocyte, 심장 근육 세포)의 분열 수가 약간 증가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항암제로서의 porcupine 억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약제가 재생 의학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초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용 쥐에 심장마비를 일으킨 다음 porcupine 억제제로 치료했다. 그 결과 치료받은 쥐들의 심장 혈액 순환 능력은 치료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거의 두 배나 향상됐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분자생물학 교수이자 하몬(Hamon) 재생 과학 센터장인 론다 바셀더비(Rhonda Bassel-Duby) 교수는 “우리 연구소는 수년간 심장 재생을 연구해왔는데 심장마비를 일으킨 쥐에 Wnt 억제제를 투여하면 심장 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에 놀랐다”고 밝혔다.

쥐의 심장 펌프 능력이 향상된 것 외에도 연구팀은 심장 섬유화나 반흔(瘢痕, scar)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콜라겐이 포함된 반흔은 심장 발작 후에 발생하는데 이는 심장의 부적절한 크기 증가와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럼 박사는 “섬유 반응은 당시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심장의 재생 능력을 압도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섬유 반응을 완화시켜 심장 치유를 돕는 약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예비 실험은 porcupine 억제제를 심장 발작 후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해야 암 약물이 야기할 수 있는 일반적인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내년 안에 porcupine 억제제를 심장 재생 약제로 임상 시험에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