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욕 제일 많이 먹는 트럼프,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짝짓기의 계절로 만들어버렸다. 어찌됐건 트럼프라는 이 분이 시장에서는 제일 큰 이슈다. 본색은 드러냈고 그 실력은 어떨지 두고보면 알것이고, 6개월이내에 호언장담하던 공약들을 완성해가도 문제지만, 그렇게 말 해버리고 누구처럼 나는 해볼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못해라고 포기해도 아마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 분은 행정명령을 남발하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은 일단 높아보이고, 행정명령 기간이 끝나면 또 다른 혼란이 시작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쇼는 끝나면 기분은 좋지만 더 공허해질수 있다.

당장 기분 좋은 정책, 물론 절반이상은 싫어할 가능성이 높아 그런 정책들은 두고두고 후유증을 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정책이 발표되는 순간 누군가는 기분이 업 되겠지만 그 후유증은 전체 국민에게 오래도록 괴로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오랜시간 준비했다고 그 분이 말씀을 하신다. 물론 살아오는 동안 트럼프가 스스로 신념이라고 생각하는 생각들을 정책으로 옮기고 있으니 오랜시간 준비해왔다고 장담할수도 있겠지만, 과연 정반대에서 생길 일들도 오래도록 지켜봐왔을지 궁금하다. 이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 주체할 수 없을 엄청난 저항에 시달리고, 결국은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크거나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엄청난 희생을 낳게된다.

한가지 이 분의 특징은 기업들에게 뭔가를 원하면 뭔가를 구체적으로 주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다. 셈법에 빠른 기업들은 얼마나 빨리 그 제안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계산해내야 하는데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몰아치시고, 기업이 일단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애드벌룬을 띄워 현 상황을 모면하려고 해도 먼저 선수를 치시며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하시니 기업들의 고민만 깊어진다.

하지만 약속이 조건부이니 기업들은 이 부분을 변명으로 삼을 것이다. 정부가 약속을 지키면 투자를 할 것이요 아니면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지니 결국 누가 약속을 이행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치 양자협상을 하는 듯 하다. 그 양자협상의 구도가 업종별로 기업별로 다 다르니 이것도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을까.

그걸 국가간 통상정책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으니 또 나라별로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국가간 간보기의 시간이 한창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영국을 비교적 우호적인 나라로 이미 분류해놓은 듯 하다. 고립되어 있는 나라부터 터치하는 작전이 눈에 뛴다. 그리고 중국과 멕시코, 그리고 중동국가들은 혐오스러울 정도로 경계국가 1순위로 몰고 가고 있다. 2순위로는 독일을 대표로 하는 유러와 일본 등이다.

브렉시트로 고립무원에 빠진 대영제국은 뜻하지 않은 트럼프로 미국과의 친밀도가 더 필요할 수 밖에 없는데 타이밍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인구는 적고 자원은 많은 러시아는 소비국가인 미국이 다른 자원들을 얼마나 잘 사줄지 두고보면 알겠지만 의기 투합을 한 셈이니 기대가 클 것이다. 러시아는 마치 비선실세의 역할도 해줬으니(?) 더욱 끈끈할 것이다.

중국과 멕시코, 그리고 중동국가들은 트럼프의 공적 1위이니 또 다른 작전을 구사해야하는데 중국은 늘 중동국가에게 구애를 해왔고,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에서의 중국의 입지는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자유무역주의를 외치고 있으니 중국이 생각하는 새로운 통상협정이 완성된다면 미국만 왕따가 되는 그런 세상도 열릴 날도 가능할 듯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가 존재하는 한 변동성 장세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달러 약세를 원하는 트럼프이지만 그의 실험이 통한다면 미국의 경제는 나쁠 것이 없게되고 달러 강세도 원론적 수준으로 또다시 강세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물론 그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달러는 약세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지만 그것 만으로 금융시장은 새로운 소용돌이를 겪게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인 부양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끌고 왔던 미국경제가 트럼프라는 새로운 변수로 균형이 깨질 수 밖에 없는 기로에 서있다. 중국 역시 새로운 돌발변수를 만나 지금까지 미봉책으로 균형을 이루었던 금융시장 위기를 어떻게 끌고 갈지가 미지수다. 이래저래 트럼프 변수는 진정한 변수가 될 듯 하다.

초반부터 이런 시나리오를 그려야할 정도니 올 한해가 얼마나 바쁘게 돌아갈지 짐작하고 남는다. 한가한 나라는 이 분위기에서 실기하면 잃은게 많을텐데, 그 점이 걱정이다. 모르고 당하는 것과 알고 당하는 것과의 결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준비도 없이 그들이 그려놓은 그림에 허둥지둥 뛰어드는 그런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해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핑퐁외교든 눈치 외교든 실리외교의 지혜가 간절한 때이다.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