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8.17%에서 13.53%로 4년간 5.36%p 증가했지만,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3.66%에서 5.51%로 1.85%p 오르는데 그쳤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브랜드 다각화와 유통 채널 확보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주춤한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두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비유동자산 규모만 봐도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시장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이 2015년까지 중국에 투자한 비유동자산 규모는 174억8800만원 정도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이보다 10배 이상 규모인 1766억8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이 더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브랜드를 다각화한 것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중국 화장품 시장 공략한 제품 ‘후’ 하나뿐?

▲중국 항저우 복합쇼핑몰 '인타임시티'의 '후' 매장. 출처=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를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궁중 화장품 ‘후’는 지난 2006년 9월 중국에 런칭한 후 2016년 말 현재 15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득 수준이 상위 계층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LG생활건강은 ‘숨37’ 제품을 런칭해 백화점 입점에 주력을 하고 있지만 15개 매장을 개점하데 그쳐 사업이 아직까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 브랜드 적지만 매출은 증가...‘후’ 제품이 매출 증가를 견인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5개 종속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법인들의 실적은 페이스샵 운영 법인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에 위치한 락금생활건강무역유한공사의 매출액은 2012년 약 9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1936억원으로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도 2012년 2013년 적자였지만 2014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베이징에 위치한 북경락금일용화학유한공사와 향주락금화장품유한공사도 매년 일정하게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두 법인은 2015년에 각각 334억원, 1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후’ 제품판매가 매출을 꾸준히 증가하도록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부문은 아직까지 규모가 작아 매출액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더페이스샵,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사업 진행…순손실 175억원 누적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7년 중국에 진출해 2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2013년 9월 합자법인(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해오다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더페이스샵은 2015년,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약 175억39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2015년 데페이스샵무역유한공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이 약 78억원 증가했고 부채는 8억원 가량 증가해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에 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이 국내에서 워낙 포화상태라 수익이 이전처럼 성장하는 상황이 아니다” 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매장 수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에서 경쟁력 갖추기 위해 ‘브랜드 다각화’ 필요

▲ 중국 항저우 우린인타이백화점 '숨37' 매장 내부. 출처=LG생활건강

현재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다른 나라들보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2002년부터 ‘라네즈’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중국사업을 해왔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설화수·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아이오페(IOPE)·려(Ryo)·헤라(HERA) 등으로 브랜드가 확대됐다. 이에 반해 LG생활건강은 ‘후’와 ‘숨37’ 외에 내세우는 제품이 없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면 브랜드를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고가, 중가, 저가 제품으로 다각화돼 있듯이 LG생활건강도 제품군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은 " ‘후’ 제품을 이어갈 브랜드로 ‘숨37’을 키워나가고 또 그 뒤를 이어갈 수 있는 브랜드를 계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이 시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