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플리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 기술 도용으로 5억달러(약 5764억5000만원)를 배상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댈러스 연방 법원이 페이스북에 “제니맥스미디어(ZeniMax Media)에 5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게임업체인 제니맥스는 당시 제니맥스 기술최고담당자였던 존 카맥이 페이스북의 오큘러스로 이직하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오큘러스가 자사 개발자키트(SDK)를 무단으로 도용해 가상현실 기기 ‘리프트’를 제작했다고 지적했다. 제니맥스는 지난 2014년 페이스북에 30억달러(약 3조4533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지난 18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댈러스 연방 법원에 출두해 제니맥스와 법정 공방을 벌였다. 저커버그는 법정에서 제니맥스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면서 “카맥이 제니맥스에서 개발한 컴퓨터 코드는 기기 제작에 사용되지 않았다”면서 “오큘러스 기술 토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판결이 페이스북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일 발표된 페이스북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어 주가는 장외 마감에서 3% 상승했다. 오큘러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평이다.

로버트 알트먼(Robert Altman) 제니맥스 CEO는 이번 판결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는 오큘러스와 페이스북이 자사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페이스북 대변인이 항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실망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면서 “오큘러스 리프트는 오큘러스의 기술로 제작된 제품이며 이번 판결로 가상현실 분야에 대한 우리 노력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VR팀은 여전히 사람들 간의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가상현실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시장규모가 2015년 52억달러(6조1594억원)에서 2020년 1220억달러(144조5090억원)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오큘러스는 2016년 VR 헤드셋 리프트를 출시해 주목받았으나 아직 크지 않은 가상현실 시장과 799달러(약 92만원)의 비싼 기기 가격으로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도 제한적이다. HTC와 소니 등 많은 업체에서 VR 제품을 출시한 것도 오큘러스의 저조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