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국내외 성과는 구자열 회장의 활발한 해외탐방을 통한 선견지명, 꾸준한 지원 등이 밑바탕이 됐다. 미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존경하는 구 회장. 자신의 명함에도 영문 이름을 ‘크리스토퍼 구(Christopher Koo)’라고 새기고 있다.

그는 종종 “오래된 지도를 따라가면 새로운 세계를 찾을 수 없다”는 콜럼버스의 말과 “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자신의 평소 지론을 LS그룹 임직원들에게 전달해 혁신 DNA를 일깨운다.

“You can not find the new world if you follow the old map” – Christopher Columbus

“No innovation, No Future” – Christopher Koo

◇구자열 회장, 꾸준한 해외시장 모니터링으로 성장동력 물색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일본‧독일‧이란 등 지구 반 바퀴가 넘는 거리를 횡단하며 선진기업들의 최근 기술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사업 협력 가능성을 확대하는 등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독일 하노버 메세에 참관, 지멘스 부스를 방문해 지멘스의 통합전력관리 및 통합자동화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출처=LS그룹

국내에서도 제주도 LS전선 초전도센터와 LS산전 HVDC스마트센터도 방문해 그룹의 신기술 확보 현황을 직접 점검하는 등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구 회장은 이 같은 활동들을 통해 ‘LS그룹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한마음으로 이끌어 세계 최고의 작품이 나오도록 지휘할 것인가’하는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M&A 마스터’ 구자열 회장

구 회장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M&A다. 그는 그룹의 총수가 되기 전 LS전선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M&A의 귀재라고 불릴 만큼 LS전선의 크고 작은 M&A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했다.

지난 2005년 진로산업(현 JS전선) 인수와 2008년 미국 전선회사인 수페리어에식스(SPSX) 인수 역시 구 회장의 작품이다. 2009년에도 중국의 홍치전선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LS전선은 전선 분야 세계 10위권에서 3위로 급성장했다.

LS전선이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와 함께 세계 3대 전선업체로 꼽히는 것도 구 회장의 공격적인 M&A가 발판이 된 셈이다.

LS그룹 전체적으로 봐도 2003년 분리 시 계열사가 고작 4개에 불과했지만 10년간 M&A를 통해 48개로 늘었다. 재계 서열 10위권의 대기업 집단 반열에 오른 것이다.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이기도 한 구 회장은 LS전선의 M&A는 물론 LS그룹의 M&A 작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디지털혁명에 대비하라… 과감한 R&D‧디지털 전환 강조

구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R&D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고 다른 기업이 따라잡기 힘든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구 회장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고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 열쇠로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꼽고 이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기하급수 기술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향후 5년 이내 제조·에너지·건설·유통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ICT와 비 ICT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단순히 제품의 형태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전략에서부터 R&D, 생산, 영업 등 사업프로세스 전체를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디지털혁명 수준일 것”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R&D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고,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CTO(최고기술경영자)간담회, 기술협의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며 그룹의 R&D 전략과 방향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T-FAIR에서 연구개발 보고를 받고 있는 구자열LS그룹 회장. 출처=LS그룹

또한 연구개발 보고대회 및 전시회인 ‘LS T-Fair’를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개최함으로써 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전폭적 지원을 해왔다. 이를 위해 LS 그룹은 매년 핵심 설비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8000억~9000억원을 꾸준히 투자하고 이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 회장은 대외적으로도 2014년부터 제17대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개인과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사업화하고 대기업의 유휴 특허기술을 중소기업에 공유하는 등 대한민국이 발명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15부터는 국가지식재산정책 심의기구인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돼 특허기술 사업화를 강화하는 등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을 이끌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LS는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관련 인재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