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은 오래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준비를 착실히 해온 기업이다. 기존 전기‧전선‧동제련 등 인프라 분야 핵심 사업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사업구조로의 개편에도 박차를 가해 왔다. 과감한 M&A와 현지화 전략, R&D 노하우는 어느새 LS의 고유한 강점이 됐다.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박차

LS그룹은 경기침체로 인한 작년의 일시적인 부진을 떨치고 올해는 ‘미래 성장을 위한 원년’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신년사에서 ▲2017년에도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책임경영강화로 조직의 변화 대응력을 높이고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핵심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력 계열사와 해외사업의 동반성장으로 최대 수익을 창출,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해 디지털 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S의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급속한 산업화‧도시화 등으로 발생하는 전력부족 문제 해결 사업과 기술 상용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초고압직류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등 신사업 분야의 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 국내 첫 육상 케이블 사업 수주‧세계 유일 기술력 보유

그룹의 모태인 LS전선은 최근 충남 당진과 평택 사이 35㎞를 연결하는 국내 첫 육상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1243억원.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 발전한 전력을 수도권에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에서 육상 HVDC 케이블 연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LS전선 동해사업장 엔지니어들이 카타르 석유공사에 납품할 해  저케이블 완제품을 살피고 있다. 출처=LS그룹

LS산전 역시 2015년에 이미 이 사업에서 671억원 규모의 변환 설비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등 HVDC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LS전선은 초전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kV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형식 승인시험에 성공하고 지난해 실증에 돌입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DC)와 교류(AC)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회사가 됐다. 

자료=한국거래소

◇세계 진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 돋보여… 트럼프 취임 수혜도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의 인프라 투자확대 덕에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 아시아는 경제개발에 주력하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적인 호재에 앞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먼저 자리를 잡았다. 지난 1996년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LS-VINA를 설립하면서 처음으로 베트남 진출을 시도한 LS전선아시아는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지인 임원 선임을 통해 회사를 함께 키워온 직원들의 수고를 인정하고 베트남과 함께 성장하고 나누는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다. 

자료=한국거래소

사회공헌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올해 1월에도 대학생 봉사단과 함께 베트남을 찾았다. 구 회장은 현지 환영사에서 “LS가 1996년 처음 하이퐁시에 진출해 약 20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 전력·통신케이블 분야 1위 기업이 된 데에는 베트남 정부와 국민들의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이 같은 성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투자와 고용을 더 늘리고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 지난 10년을 넘어 100년 이상 베트남과 LS의 파트너십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베트남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구자열 회장. 출처=LS그룹

베트남에서 특별한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러한 LS전선아시아의 새로운 시도가 베트남 국민 기업으로 자리 잡는 초석이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LS의 현지화 전략은 빛을 발하고 있다. LS관계자는 “LS그룹의 계열사인 수페리어에식스(Superior Essex, SPSX)의 경우 모든 직원이 미국인인 미국 현지회사이며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내 인프라사업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내 광케이블 보급 확대 예상, 통신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PSX는 통신선과 권선 등에서 경쟁력을 지닌 북미 통신선시장 1위 업체로 2008년 LS그룹에 편입됐다. LS전선, LS산전도 북미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수페리어에식스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PSX는 지난해 4분기에 대규모 실적 개선을 달성한 바 있다. 

◇세계 각 지역별 니즈 충족으로 해외진출 성공 ‘LS엠트론’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 등의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세계 트랙터 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지역마다 다양한 제품사양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는 강해지고 있다. LS엠트론은 제품의 현지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트랙터, 콤바인, 작업기 등 다양한 농기계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판매해 나갈 계획이다.

LS엠트론의 트랙터. 출처=LS그룹

여기에 LS오토모티브의 상장을 통해 전장부품산업을 강화할 계획도 세웠다. LS오토모티브는 LS엠트론의 자회사로 지난해 대성전기공업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LS오토모티브는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미국과 멕시코 등에 시설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LS오토모티브가 전장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경우 차량용 고전압 하네스사업을 하는 LS전선, 차량용 호스 등을 생산하는 LS엠트론과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또한 친환경 LPG 전문기업 E1은 싱가폴, 휴스턴 등 해외 지사들을 거점으로 네트워크와 트레이딩을 확대하는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조 중남미 시장 진출, LS-Nikko동제련 

국내 유일‧세계 3대 동제련 기업인 LS-Nikko동제련은 국내 최초로 중남미 시장에 귀금속 생산 플랜트를 수출했다. 세계 정상급 귀금속 추출기술을 보유한 LS-Nikko동제련은 칠레의 국영기업 코델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총 면적 10만㎡ 규모의 공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되기 시작되면 연간 금 5톤, 은 540톤, 셀레늄 200톤 등을 생산함으로써 세계 금속산업계에서 LS-Nikko동제련의 위상과 사업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세계적인 인프라 투자확대로 인한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 역시 기대되고 있다.

LS-Nikko동제련 공장 전경. 출처=LS그룹

◇LS산전, 전력‧자동화+ICT 기술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진출

LS그룹은 이 같은 주요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인한 수익 창출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여념이 없다.

현재 LS산전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이라크에 구축되는 신도시의 전력 인프라 사업자로 선정, 글로벌 시장에서 단일 계약으로서는 사상 최대인 1억4700만달러(약 1604억원) 규모의 GIS(Gas Insulated Switchgear, 가스절연개폐장치)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어 지난 11월에는 미국 메릴랜드주(州) 몽고메리대학교에서 태양광발전과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한 에너지자립형 스마트캠퍼스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또한 GE‧알스톰, 슈나이더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싱가포르 남부 세마카우섬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