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녹십자는 실적 개선을 위한 모멘텀이 부족해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격적인 성장은 2019년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전년 동기에 반영된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올해에는 백신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계절독감백신에 이어 4가 백신 사전적격심사 승인을 획득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로부터 6000만달러 규모의 수두 백신 입찰에 성공했다. 입찰분은 2017~2018년에 공급된다.
하지만 이익 성장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린진F' 중국 임상과 '헌터라제' 미국 임상 진행 등에 따라 R&D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2354억원(전년 대비 4% 증가), 영업이익은 917억원(전년 대비 16.4% 증가)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프리미엄 백신 공동판매로 백신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녹십자의 핵심 모멘텀은 북미로의 혈액제제 시장 진출"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 허가 여부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녹십자는 MSD의 대상포진 백신인 '조스타박스'와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가다실9' 공동 판매 계약을 맺었다. 판매는 2019년까지 3년간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그 이후에도 계약 연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혈액제제 'IVIG-SN'은 올해 말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허가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18년 미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 매출은 2019년 캐나다 공장 완공 시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공장의 혈장처리능력은 총 270만리터 규모로 글로벌 5위 수준에 달한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녹십자는 미국 현지 법인인 GCAM(Green Cross America)을 통해 미국 내 자체 혈액원을 확보했고, 캐나다 현지법인 GCBT(Green Cross Bio Therapeutics)를 통해 캐나다 정부와 계약도 맺었다"며 "캐나다는 인당 면역글로불린(IVIG) 소비 1위 국가로 혈장분획제제 수요는 높은 반면 자국 내 혈장분획제제 회사가 없기 때문에 북미 시장 진출 시너지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