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움츠렸던 중국이라는 용은 데이터를 입에 물고 이무기에서 변신해 승천하려 한다. 용은 하늘 위의 구름(클라우드)위로 올라가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세계로 자신의 발톱을 드러내려 한다. 발톱은 인공지능, 핀테크,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등이다.

중국 대륙은 온갖 종류의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통째로 가상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고, 2017년을 기점으로 인공지능, 가상현실,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에 힘입어 4차산업혁명이 제시하는 미래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제 팔로워(follower)가 아니라 리더(leader)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는 데이터 제국 중국과 관련된 팩트와 전망 몇가지 정리해보았다.

Scene #1. 데이터 빅브라더의 등장, 텐센트!

- 8.6억명 소비자의 “빅브라더” 텐센트는 중국 대륙을 통째로 디지털化하고 있다.

- 텐센트 위챗은 4차산업혁명의 데이터 실크로드로 중국의 데이터 패권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Scene #2. 도약형 성장

- 중국은 오프라인의 비효율이 가장 거대한 국가이기 때문에 온라인의 효율성이 가져다 주는 부가가치도 가장 컸다.

- 중국 대륙의 디지털화는 전혀 점진적이지 않았다. 도약적인 변화는 오히려 디지털 생태계를 더욱 완전 무결하게 만들어주었다.

- 중국의 금융산업은 장롱 안의 현금에서 곧바로 모바일 간편결제로 도약했다. 중국에서는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신용카드 보급의 확산이 본격 이뤄지기도 전에 모바일 핀테크가 개인들의 지갑을 디지털화 시켰다. 이제 중국은 핀테크 산업의 최고 선진국이 되었다. 미국마저도 각종 이익집단(월가)의 속도조절에 이뤄지지 못하는 기술혁신이 중국에서만 가능한 것은 바로 이러한 축복과도 같은 도약형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 수억명의 90년대생(지우링허우)들은 인터넷을 PC가 아닌 스마트폰을 통해서 활용한다. 고로 중국 대부분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은 곧 모바일을 의미한다.

- 중국은 역설적으로 너무나 낙후되었기에 빠르게 미래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Scene #3. 훠궈식 혁신의 산물, 위챗 생태계

- 모바일 서비스 최고 강국 중국이 대단한 것은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했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의 무수한 모바일 서비스들은 대부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새로운 재료들을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에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처럼 휘휘 섞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위챗이란 생태계를 창조했고, 위챗은 명실상부하게 한 명의 소비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생태계로 등극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플러스 시대의 중국식 혁신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텐센트는 이러한 “훠궈식 혁신”을 통해서 중국 대륙 전체를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고, 시진핑 정권은 인터넷플러스 정책으로 텐센트 마화텅 회장의 비전을 현실화시키는데 측면지원을 든든하게 해주고 있다. 중국의 모든 민간 서비스 산업을 자신의 생태계에 빨아들인 텐센트는 기업가치가 300조원에 달해 전세계에서 기술기업으로는 6번째로 큰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아시아에서는 독보적인 1등이다. 참고로, 한 떄는 아시아 기술기업으로 기업가치 1등을 자랑했던 삼성전자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밀려 3등에 머물고 있다.

Scene #4. 빅브라더, 이제는 금융과 의료를 정복하려 한다.

- 텐센트는 이제 금융산업과 의료산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려한다. 금융산업은 국영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은행업을 정조준한다. 모바일 생체인증(안면, 홍채)을 통해 개인인증이 가능케 된다면 은행산업에서 개인금융에 해당하는 영역은 단숨에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압도하는 모바일 서비스의 하부영역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길거리에 현존하는 수많은 은행 지점이 존재의미를 잃게 할 교란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제안을 텐센트는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를 향해 던지고 있다.

의료 분야에 대한 텐센트의 제안은 인민의 삶에 더욱 큰 혜택으로 다가온다. 텐센트가 전략적 지분 투자한 꽈하오(guahao) 닷컴이란 모바일 서비스는 중국 전역의 수십만명의 의사들이 등록되어있는 플랫폼이다. 온라인으로 병원 내원을 예약할 수 있고, 평점을 남기고, 랭킹도 검색된다. 꽈하오 닷컴을 통해서 신뢰할 만한 주변의 병원을 찾을 수 있다. 텐센트는 13억 인민의 무병장수를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엔 역시나 데이터가 있다. 의료 진료 데이터, DNA 데이터, 건강검진 데이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서 뿜어지는 실시간 데이터를 모두 모으면 한 사람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분석에 집중하는 기업이 iCarbonX란 중국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창업하고 첫번째 투자를 텐센트에서 받았고, 그 금액이 자그마치 1천억에 달한다. 창업해서 곧 바로 기업가치 1조원에 등극했고, 이는 텐센트의 축복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텐센트의 영역을 파괴하는 외연확장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utro. 중국, 데이터로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설계하다.

2017년 올해는 중국이 데이터 제국으로 본격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전통산업의 온갖 병폐가 존재해도 데이터 생태계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로 덮어버릴 기세다.

중국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4차산업혁명에 준비가 잘된 국가일지도 모른다. 이제 팔로워가 아닌 리딩 기술 국가로 도약하는 중국을 우리는 바라봐야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