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항암 백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항암 백신은 암 환자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 시키는 면역 치료제를 말한다. 백혈병, 림프종, 골수종 치료에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BI리서치에 따르면 연평균 17% 성장세를 이어가 2015년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에서 2022년이면 75억달러(약 8조 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중인 항암 파이프라인 중 17%는 항암 백신에 관련된 제품들이다. 

치료 백신 시장 '주도'...예방 백신 연구 '증가' 기대

시장에 출시된 항암 백신은 대부분 특허 만료 시점이 아직 많이 남았다. 한동안은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진입으로 인한 경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암 백신 시장의 성장은 치료용 백신이 견인할 전망이다. 현재 치료를 위한 백신의 임상연구가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치료용 백신은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방사선이나 화학요법에 비해 독성이 낮아 환자의 생존율을 더 증가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용 백신은 2010년에 최초로 개발 돼 미국에 출시된 전립선암 백신 '프로벤지(Provenge)가 유일하다. 프로벤지는 덴드레온이 개발했으나, 파산으로 인해 발리안트 파마슈티컬이 지난 2015년 4억달러(약 500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인수했다. 

앞으로는 암을 예방하는 백신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재 시판 중인 예방 백신은 MSD의 '가다실(Gardasil)'과 GSK의 '세바릭스(Cervarix)'가 있다. 지난 2015년 블록버스터 매출을 기록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은 2016년 3분기 약 1조 2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 매출을 달성했다. 세바릭스 역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데 지난해 3분기 약 3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인 약 483억원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한편 가장 최근에는 '전기천공(Electroporation)'이라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DNA 백신의 임상이 활발해지고 있다. 항암 백신은 항원 종류나 항원 전달 방법에 따라 DNA 백신, 펩타이드 백신, 세포 백신 등으로 나뉜다. DNA 백신은 광범위하게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고, 항원 제작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타 백신 대비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도 가능해 업계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모든 종류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범용 항암 백신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해준 연구 결과도 나왔다. 독일의 구텐베르크 대학 연구팀은 암 종양의 RNA(Ribo Nucleic Acid) 조각으로 만든 백신 개발의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에 이어 진행성 흑색종 환자 세 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확실하게 확인된다면 어떤 종류의 암이든 치료할 수 있는 항암 백신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