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설이다. 간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꿈꾸는 이들도 있지만 다들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란 말도 생겨났다. 집에서 즐기는 나만의 방학을 뜻한다. 이왕 설 연휴를 혼자 즐기기로 했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다. 게임도 하나의 선택지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은 탓일까. 명절 시즌만 오면 게임에 사람이 몰린다. 자연스레 게임사는 설이나 추석을 대목으로 여긴다. 왜 나이언틱이 포켓몬고(GO)를 설을 앞두고 기습 출시했겠는가.

국내 게임들에서도 속속 설맞이 이벤트가 시작되고 있다. 이미 대목을 치를 준비를 마친 셈이다. 떡국, 한복, 윷, 복주머니 등 설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설을 게임 세계에서 지내보는 건 어떨까. 현실 못지 않은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복주머니와 세뱃돈은 나의 것

복주머니는 명절이면 흔히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같은 블록 2개를 터트리는 게임인 ‘상하이 애니팡’(선데이토즈)에는 복주머니 블록이 등장한다. 이를 터트리면 이지모드, 회오리팡, 시간 추가 등 인기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인기 PC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2’(넥슨)에도 복주머니가 등장한다. ‘잃어버린 복주머니를 찾아주세요!’ 퀘스트를 끝낸 유저에게 복주머니를 준다. 최대 1000만메소(게임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탈 for Kakao’에서는 아예 게임 화면에 복주머니가 무작위로 나타난다. 이를 클릭하면 게임 아이템 ‘원보’를 얻게 된다.

‘메틴’(웹젠)에서도 복주머니가 나온다. ‘잃어버린 복주머니’ 5개를 모아 각 마을에 있는 ‘마하모’ NPC에게 전달하면 다양한 아이템이 들어있는 ‘복주머니’로 교환할 수 있다. ‘아폴론의 비약’이나 ‘헤라의 눈물’과 같은 고급 아이템을 준다.

더 이상 세뱃돈을 받을 수 없는 나이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게임에서 세뱃돈을 받는 방법도 있으니까. 장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넥슨)에서는 ‘바람의나라 주막의 연실네’ 또는 ‘왈숙네’ NPC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면 세뱃돈을 준다.

‘나이트 온라인’(엠게임)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세뱃돈을 받을 수 있다. 모라돈의 NPC 어르신들에게 세배하면 된다. 이를 통해 얻은 세뱃돈으로 물약, 주문서, 프리미엄 아이템 등을 획득할 수 있다. 게임빌의 글로벌 히트작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에서도 ‘설날, 티카가 세뱃돈을 드려요!’ 이벤트가 진행된다.

한복 차려입고 떡국 퍼먹자

혼자 설을 지내면서 떡국을 해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떡국 못 얻어먹는 게 아쉽다면 게임을 하도록 하자. 몇몇 게임엔 떡국이 등장하니까. ‘트리 오브 세이비어’(넥슨)에 접속만 해도 떡국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먹을 순 없다. 특정 시간 동안 파티원 전체에게 15%의 추가 경험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이다.

정통 무협 온라인게임 ‘영웅 온라인’(엠게임)에서는 ‘정유년 새해 떡국 만들기’ 이벤트가 열린다. 몬스터를 사냥하면 나오는 떡, 계란, 소금, 파 4가지 떡국 재료를 이용해 떡국, 맛있는 떡국, 상급 떡국, 최상급 떡국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경험치와 타격치 등이 상승하는 아이템이다. 또 떡국 3개를 모으면 방어력과 체력, 기력, 경험치 등이 모두 상승하는 잔칫상 떡국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다.

신작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혼’(넥슨)에서는 아예 차례상을 차릴 수도 있다. 음식 재료를 모아 떡국, 생선전, 산적꼬치 등 차례상에 필요한 요리를 모두 만들어 차례를 지내면 최대 30만골드(게임재화)를 지급한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을 수도 있다. PC 온라인 골프게임 ‘샷온라인’(웹젠)에서는 오는 31일까지 게임에 접속한 모든 유저들에게 한복 의상을 지급한다. NPC인 ‘케리드웬’으로부터 무료 제공받을 수 있다. 길드 구성원과 한복을 차려 입고 인증샷을 찍어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선물도 준다. 모바일 SNG ‘아쿠아스토리’(선데이토즈)에서는 한복을 입은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한복을 입고 분위기를 낸 뒤 윷놀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캐주얼 무협 온라인게임 ‘귀혼’(엠게임)에서는 몬스터 사냥으로 획득한 윷으로 윷놀이를 할 수 있다. 윷을 던진 횟수에 따라 명품조합장비, 금환술서, 외모변경이용권, 천명의 의복과 무기 등 아이템을 지급한다

붉은 닭 잡아서 삼계탕 해먹자

정유년이 붉은 닭의 해인 까닭에 게임에 닭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이퍼즈’(넥슨)에서는 오는 31일까지 공성전을 완료하면 닭 모양의 ‘벼슬아치’ 헤어 액세서리를 준다. 다양한 소모품을 획득할 수 있는 ‘소모품이닭’ 상자도 받을 수 있다.

코믹 무협 온라인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엠게임)에서는 허신의 NPC에게 몬스터를 사냥해서 모은 닭 모이를 가져다 주면 공격력, 방어력, 내공, 생명력이 상승하는 치킨과 삼계탕 아이템을 지급해준다.

용이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 ‘드래곤 플라이트’(넥스트플로어)에는 닭 비슷한 용이 등장한다. 그 이름은 ‘꼬끼용’이다. 내달 5일까지 게임 속 ‘기묘한 상점’에서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신규 새끼용이다. 이외에도 게임에는 ‘설날 전용 탐험지’, ‘설날 나방맨 스테이지’ 등 이벤트 던전이 열린다.

물론 명절에 굳이 혼자서 게임을 즐길 필요는 없다. 친척들과 삼삼오오 모여 게임으로 명절을 보내는 멋진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오랜만에 모였는데 게임에만 빠져 있다면 분명 사방에서 잔소리가 날아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