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LG경제연구원

유전자 가위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의료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미래 의료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1세대에서 2·3세대 기술로 넘어오면서 유전자 가위 시장 성장률은 급등하고 있다. 향후 5년 사이 6조원대 시장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 각광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인류의 미래를 재단할 3세대 유전자 가위'를 발표했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체를 자르거나 원하는 서열을 삽입한다. 세포 유전자를 편집하는데 사용되는 핵산분해효소다. 손상된 DNA를 자르거나 정상 서열로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질병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전체 유전자 편집 시장규모는 28.4억달러(약 2조8916억원)로 추산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14.3%로 2021년 55.4억달러(약 6조459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CRISPR)는 2022년까지 CAGR 36.2%로 고공 성장이 예측된다고 보고서가 밝혔다.

지난 2014년 기준 글로벌 CRISPR 시장 중 북미 시장은 46%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시장 25%, 아시아태평양 시장 19%, 그 외 시장 10%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CAGR 37.1%를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유전자 편집 분야의 정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CRISPR 시장은 2014년에 600만달러(약 69억9600만원)에서 2020년 7000만달러(약 816억2000만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CRISPR 시장은 연구소가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 30%, 대학 20%, 제약사 15% 순으로 형성됐다. 반면 2022년에는 바이오 기업이 32%로 연구소와 동일선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학과 제약사는 각각 20%, 16%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1세대 유전자 가위는 '징크 핑거 뉴클레이즈(ZFNs: Zinc Finger Nuclease)`다. 존스홉킨스 대학 스리니바산 찬드라세가란(Srinivasan Chandrasegaran) 교수는 지난 1990년대 중반 개구리의 DNA에 결합된 단백질을 이용해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 있는 ZFN를 고안했다. 2017년 현재 상용화돼 치료제로 임상 시험 중에 있다. 정확도가 낮고 설계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2세대 유전자 가위는 '탈렌'(TALENs: Transcriptor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이다. 지난 2010년 1세대 유전자 가위 ZFN의 DNA 결합 도메인 부분을 테일(TALE) 단백질로 대체한 TALEN이 개발됐다. 1세대에 비해 더 정교해 졌지만 커다란 크기 때문에 세포내 주입이 쉽지 않다.

▲ 출처=LG경제연구원

CRISPR는 1·2세대보다 정확도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난치병이나 유전병 치료 기대"

ZF와 TALE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 유전자를 수천개 이상 삽입해야 한다. 설계 자체가 어렵고 결합하는 단백질을 길게 만들기 까다로워 정확도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단백질이 지나치게 커서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도 힘겨웠다. CRISPR 기술은 지난 2015년 12월에 사이언스지에 의해 `올해의 혁신기술(Breakthrough of the year 2015)`로 선정됐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5년 인간 배아에 CRISPR 기술을 적용해 윤리 논쟁이 일기도 했다.

CRISPR 가이드RNA(gRNA)는 단백질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다. 1·2세대처럼 단백질을 연결할 필요도 없다. 이는 유전자 편집 설계 시간을 수개월에서 하루로 단축시켰다. 비용도 수천달러 규모에서 30달러로 절감시켰다.

LG경제연구원 김은정 연구원은 "CRISPR 기술은 난치병이나 유전병 치료에서 미래 의료 분야의 혁신을 일으킬 전망"이라며 "2015년 사이언스지 올해의 혁신기술에 이어 지난해 MIT 테크놀로지 리뷰 10대 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