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7(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SNS를 하던 중 영상 하나에 시선이 머물렀다. 3분이 조금 넘는 영상은 다름 아닌 시계 동영상이었다. 웅장한 배경음악이 깔린 영상 위로는 천체가 펼쳐졌고 이는 곧 시간으로 표현됐다. 시계 위 다이얼은 빈틈 없이 달과 별로 채워졌고 다양한 시간을 그려냈다. 심지어 계절까지 말이다. 영상 속 시계는 셀레스티아 에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으로 이번 SIHH에서 바쉐론 콘스탄틴이 선보인 시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시계를 만들기 위해 5년이란 개발 기간, 2년간의 디자인 작업을 거치며 매뉴팩처의 온 힘을 쏟았다. 이후 시계를 만들기 위해 바쉐론 콘스탄틴은 여러 명의 워치 메이커 대신 단 한 명의 워치 메이커를 선발해 시계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은 단 한 점 만들어지며 가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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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 출처=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기능은 총 23가지다. 다이얼 앞면과 뒷면을 모두 사용해 만들어졌는데 앞면에는 시간을 비롯해 문페이즈, 일출, 일몰, 날짜, 계절 등이 나타나고 뒷면에는 별자리와 투르비옹 등이 자리해 시계의 위용을 과시한다. 이 모든 것이 칼리버 3600이라는 바쉐론 콘스탄틴 인하우스 무브먼트 덕분인데, 무브먼트는 총 514개의 부품으로 구성됐다. 우선 이 무브먼트는 23가지 컴플리케이션이 탑재됐는데도 불구하고 두께가 8.7mm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기능 덕에 시계의 동력이 오래 못 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6개의 배럴을 갖춘 파워 리저브가 최대 3주, 즉 21일 동안 동력을 공급해 천체의 움직임을 항시 감상할 수 있게 돕는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무브먼트 노하우는 이미 오랜 시간 검증을 마쳤다. 1900년대 초반 퍼페추얼 캘린더와 문페이즈, 항성시가 표기된 포켓 워치는 물론 2005년 16개의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투르 드 릴 그리고 2015년 57개의 컴플리케이션이 구연되는 Ref. 57260까지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디자인 역시 지나칠 수 없다. 직경 45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악어가죽 스트랩을 장착해 포멀한 멋을 주고 다이얼 위로는 23가지 기능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중앙에는 한 쌍의 화이트 골드 핸즈가 시간을 표기하고 주변으로는 문페이즈, 일출 일몰 인디케이터, 데이트 창 등이 배열돼 시인성을 확보했다. 1시 방향에는 요일은 물론 월까지 표시하는 별도의 창이 마련돼 보다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게 돕는다. 앞면에 이어 뒷면 역시 화려함을 유지하고 있다. 앞면이 시간과 관련됐다면 뒷면은 별자리가 자리해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또한 자오선에서 관찰되는 별의 거리를 계산해 지구의 자전에 따라 측정하는 시간법인 항성시 역시 구연했다. 6시 방향에는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르비옹을 장착해 시계의 안정적인 움직임을 돕는 배력 역시 잃지 않았다. 단 한 점 만들어진 이 시계는 한화로 대략 13억원에 가격이 책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SIHH 기간 중 판매가 완료돼 국내에서 실물을 보기는 어렵게 됐다.

무브먼트 칼리버 3600  기능 시, 분, 초, 퍼페추얼 캘린더 등 케이스 화이트 골드  스트랩 악어가죽 가격 13억원대

▶ 셀리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의 23가지 기능

1. 요일 표기 창

2. 날짜

3. 문페이즈

4. 윤년 표기

5. 퍼페추얼 캘린더

6. 낮/밤 인디케이터

7. 정밀 문페이즈

8. 달의 나이

9. 균시차

10. 움직이는 균시차

11. 일출 시간

12. 일몰 시간

13. 낮의 길이

14. 밤의 길이

15. 계

16. 조류 인디케이터

17. 태양-지구-달 (합, 충, 구)

18. 은하수가 표시된 북반구의 천체도, 황도와 천체의 적도

19. 천체 시

20. 천체 분

21. 투르비옹

22. 3주 파워 리저브

23.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션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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