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는 흔한 물건이다. 사무실이든 가정이든 컴퓨터가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흔한 물건 가운데도 최고는 따로 있는 법이다. 마우스 먹이사슬 최상단에 있는 현존 최고 제품은 무얼까. 그런 제품은 일반 마우스와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

최고를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센서를 봐야한다. 마우스 역시 여타 전자기기처럼 다양한 부품으로 이뤄진다. 그 중 핵심은 센서 모듈이다. 어떤 센서를 사용했냐에 따라 급이 달라진다. 현존 최상위 옵티컬(광) 센서는 PMW3366이다. 대만 픽스아트의 센서 모듈로 로지텍 일부 게이밍 라인업에만 탑재된다.

PMW3366을 탑재한 마우스는 전 세계 프로게이머들이 일단 인정하고 본다. 한 단계 아래인 PMW3360 역시도 정밀함으로는 뒤지지 않는 센서다. 이 센서는 조금 더 다양한 브랜드 마우스에 실린다. 정리하자면 PMW3366 혹은 PMW3360을 탑재한 제품이 ‘최상위 마우스’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 G900. 출처=로지텍

현존 최상위 센서 마우스와 그 적들

로지텍은 다양한 PMW3366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G303, G403, G 프로, G502, G900 등이다. G303의 경우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6만원대다. G900은 로지텍 게이밍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로 16만원대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우스 가격과는 커다란 차이다.

PMW3360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 여러 가지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스틸시리즈 라이벌700이 있다. 스틸시리즈는 덴마크 게이밍 기어 브랜드로 로지텍만큼이나 게이머들의 인정을 받는다. 독일 브랜드 쿠거의 리벤저도 인기가 높다.

물론 센서가 마우스의 전부는 아니다. 센서 스펙이 뛰어나다고 해서 최상의 사용 경험을 담보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일부 게이머는 PMW3366 센서를 탑재한 제품이 유독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눈을 돌려보면 화려한 LED 효과와 매력적인 디자인을 지닌 마우스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 게이밍 기어 브랜드 커세어의 M65 프로에는 레이저 센서인 아바고 A9800이 들어가는데 특별한 버튼이 달려있다. 제품 측면에 붉은색 스나이퍼 버튼이 특이하다. 이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DPI를 떨어트려 초정밀 조준이 가능해진다. 스나이핑을 즐기는 유저라면 반가운 특화 기능이다.

앞서 언급한 스틸시리즈 라이벌 시리즈도 특이하기로는 뒤지지 않는다. 측면에 OLED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는 신기한 제품이다. 본체 측면에 디스플레이를 넣어 마우스 해상도나 이동 거리 등의 정보를 표시해준다. 이 디스플레이는 지원 게임과 연동된다. 남은 체력이나 잔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시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로고 이미지나 간단한 애니메이션 이미지까지도 표시가 가능하다. 진동 알림 기능도 지원해 게임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해주기도 한다. 유선 마우스로는 드물게 케이블을 탈부착할 수 있어 보관이나 휴대가 용이하다. 인터넷 최저가는 11만원대다.

▲ 라이벌500. 출처=스틸시리즈

스틸시리즈는 PMW3360을 탑재한 모델 또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버튼이 무려 15개나 달린 라이벌500이 그것이다. 게이밍 마우스 최초로 플릭 다운 스위치를 탑재했다. 스위치를 누를 필요 없이 엄지손가락의 원을 그리는 가벼운 움직임을 통해 클릭이 가능하다. 진동 알림 기능도 지원한다. 인터넷 최저가 9만원대다.

최상위 센서를 탑재하지 않고 특별한 기능도 없지만 게이머들로부터 인정받는 브랜드도 있다. 대만 벤큐가 인수한 조위기어 제품이 그렇다. 최상의 게이밍을 위한 핵심 요소만 넣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뺐다. 조위는 게이머들이 마우스를 어떻게 쥐는지, 검지와 중지가 닿는 부분의 위치, 손바닥과 마우스와의 밀착되는 높이와 면적 등을 연구해 독자 라인업 완성했다.

자체 개발한 센서를 넣는 브랜드도 있다. 또 다른 유명 게이밍 브랜드 레이저가 그렇다. 대표 라인업 중 하나인 데스에더 엘리트에는 레이저가 자체 개발한 레이저 5G 옵티컬 센서가 들어간다. 레이저는 이 제품의 정밀 해상도(RA) 측정치가 역대 출시된 게이밍 마우스 중 최고치인 99.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 G1. 출처=로지텍

인생 마우스의 진짜 조건은

블리자드의 FPS(1인칭 슈팅게임) ‘오버워치’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게이밍 마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FPS는 장르 특성상 정밀한 마우스 컨트롤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게이머들 관심은 자연스레 ‘어떤 마우스가 최고인가’로 향하고 있다.

PMW3366은 그 해답이 될까. 다만 센서가 최고의 마우스를 결정 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디자인을 비롯해 클릭감이라든지 그립감, 부가 기능 여부 등이 고려된다. 특히 그립감 같은 경우가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스펙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손에 쥐어보고 딱 들어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금은 단종된 로지텍 G1은 많은 이들이 '인생 마우스'로 꼽는다. 정작 이 제품에는 구식 보급형 센서가 달려있다. 최상위 센서가 만사는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한 사례다. 다시 원점이다. 당신의 인생 마우스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