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을 위한 이단의 경제학> 박양수 지음, 아마존의나비 펴냄

현실 경제의 추이를 다각적으로 살피면서 상당한 자료와 논쟁들을 정리하고 매우 신중한 시각으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보기 드문 저술이다. 저자는 불평등 심화, 부채 주도 성장, 구조적 장기 침체, 기후 변화, 인공지능 발전 등이 복잡하게 얽힌 세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주류와 비주류 경제학의 아이디어를 총망라하여 해결책을 모색한다.

저자는 현재는 대차대조표 불황에 이은 구조적 장기침체의 시대라고 진단한다. 침체이긴 한데, 장기침체이므로 대책도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립돼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지금처럼 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채로 통화, 재정 및 거시건전성 정책이 모두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는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결국 비관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저자는 한국을 소규모 개방경제이며 비(非)기축통화국으로서 자본유출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적극적인 거시경제정책을 구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저자는 상당 기간 확장기조를 유지하되 장기적으로 건전성을 유지하는 장기플랜을 세우자고 제안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장기적 관점에서 완화적 통화 및 재정정책과 긴축적 거시건전성정책 간 정책조합을 찾아 시행하고 동시에 적극적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로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