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웅 LKMS리미티드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인 핀테크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급결제서비스부터 시작해 인공지능(AI)이 투자를 진행하는 로보어드바이저, P2P 방식의 대출을 중개하는 플랫폼까지 다양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김영웅 LKMS리미티드 대표는 멀지 않은 미래에 보험산업과 핀테크 기술이 합쳐진 ‘인슈어테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역시 P2P 방식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필요한 보장을 직접 적용하고 재보험 요율을 조정해 ‘슬림한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보험에 도입해 저렴한 가격의 보험상품을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돕는 중개플랫폼 ‘인바이유’를 론칭했다. 보험을 공동구매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은 인바이유가 최초다.

척박한 인슈어테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 대표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B2B 보험자문에서 B2C산업 진출

김영웅 대표는 ING생명에서 10년간 근무하며 TOT(Top of the Table)까지 지낸 베테랑이었다. TOT는 보험재정상담사들의 만든 세계적인 협회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에서 상위 랭킹된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다.  3년 전 ING생명이 매각될 때 김 대표는 영국 보험시장을 주목했다.

“인슈어테크라는 개념이 처음 시장에 선보인 것이 영국이었습니다. 헤이게바라, 프렌드 슈랑스 등의 보험사들이 크라우드 펀딩 보험을 처음 시작했죠. 회사를 나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헤이게바라와 프렌드슈랑스는 3년 만에 모두 상장했다. 그만큼 성장세가 가팔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핀테크의 개념조차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유럽 크라우드 펀딩 보험 시장이 아시아의 8배 규모입니다. 그 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국 중원보험이 50%를 장악하고 있죠. 중원그룹은 2020년 매출이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0.01% 안 되는 상황이죠.”

그가 설립한 LKMS리미티드는 우선 B2B 분야의 보험 자문을 맡았다. 기업들도 위험을 헷징(Hedging)하기 위해 보험을 가입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거의 모든 보험상품은 보험사가 판매한 뒤 다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한다. 이 재보험 가입 비용이 높을수록 보험료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 재보험 비용을 낮추면서 LKMS리미티드는 기업이 가입한 보험료를 30~50%가량 낮추는 재무컨설팅을 실행했다.

보험상품 구조를 슬림화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도 축적했다. 고려대학교 김창기 교수 연구사단을 섭외해 내부 연구조직도 구성했다.

“창업 이후 3~4년간 신상품 플랫폼을 정말 많이 만들어놨습니다. 예를 들어 렌탈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리스크도 함께 증가하게 되죠. 저희는 렌탈보증보험을 2년간 개발했으며 지난해 정식 출시됐습니다. 3D프린터 관련해서도 유통과 관련된 보험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LKMS리미티드는 크라우드 펀딩 보험 방식으로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인바이유’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B2C시장에 진출했다.

실제 인바이유에서 제공하는 보험상품은 기존 보험사들보다 현저히 낮은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 운전자보험의 경우 기존 상품들은 월보험료가 9000~1만원 선에 책정되지만 인바이유 운전자보험은 2700원이다.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창구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핵심은 보험사들이 다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가입하는 재보험의 요율입니다. 재보험을 가입하고, 수수료와 사업비가 공제됩니다. 이 단계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상품은 비싸질 수밖에 없죠. 이 부분을 크라우드 펀딩 보험 방식으로 절감하게 되는 것이죠.”

인바이유는 운전자보험뿐만 아니라 금융 파밍·피싱 사기를 보장하는 피싱 보험, 상해를 입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해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상해보험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 20만원 선으로 보험료가 책정되지만 인바이유는 9만9000원에서 13만원이다.

비슷한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가 모이면 보험료는 더욱 낮출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P2P 금융이 보험과 접목되면 보험사 측에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런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데, 이 정도 모집되면 보험료를 얼마까지 내릴 수 있느냐’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보험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돈이 남으면 두레처럼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 김영웅 LKMS리미티드 대표(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크라우드 펀딩 보험 2020년 활성화될 것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LKMS리미티드 역시 창업 초창기에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습니다. 창업 첫 해 적자가 10억원 규모였고, 둘째 해가 되어도 7억원을 잃었습니다. 펀딩 받고 창업한 게 아니기에 온전히 사비가 들어가게 됐지요. 지난해에는 흑자전환해서 한숨 돌렸습니다.”

김 대표는 ‘아웃사이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존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나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네이버와 넥슨의 경우 의장이든 대표든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줘도 최종결정은 팀장 급에서 결정합니다. 그런 문화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직원 개개인이 주인의식이 투철하고 자유분방해야 합니다.”

설립 3년이 넘어서면서 이제는 직원들과 눈빛만 봐도 뜻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친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직원이 14명 정도 되는데 마치 ‘어벤져스’처럼 팀웍이 좋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급여산정기준과 같이 민감한 내용을 모두 공개합니다. 이렇게 되니 자신이 실적이 좋으면 구조적으로 급여가 올라간다는 것을 인식하고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합니다.”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사원들과 가깝게 일한다고 밝혔다.

“제가 직원들과 계속 동거동락하니까 어떤 멘트를 하든 어떤 의미인지 알아듣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회의를 진행하면 대표와 팀장, 차장들이 직급 없이 탁구 치듯 업무 얘기를 하게 됩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크라우드 펀딩 보험 시장도 2020년가량이 되면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헤이게바라닷컴의 경우 사이트에 접속하면 ‘보험은 쓰레기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 보험상품에 거품이 많다는 의미죠. 크라우드 펀딩 보험 개념이 포함된 상품이 우리나라는 2020년이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저렴한 보험료, 이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모으는 서비스도 제공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