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 대상으로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통화는 달러 대비 절하됐다는 점과 여전히 미국에 무역수지 적자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 공통분모다.

한국은행은 19일 ‘2016년중 외환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 G20 국가들의 통화별 움직임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 국가 통화의 달러대비 평균 절하율은 2015년 중 -14.3%에서 2016년 중 -1.6%로 축소됐다.

▲ G20국가 통화의 미 달러화 대비 절상(+)·절하(-)율 [출처:한국은행]

브라질 헤알화, 러시아 루블화 등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영국 파운드와 및 멕시코 페소화는 각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및 신정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또 터키 리라화 및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각각 정정불안 및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으로 절하됐다.

최근 국제 환율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도널트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미국주의’를 천명하고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공언했다.

트럼프 당선이후 미국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기대감 및 재정정책 확장 전망에 금리가 상승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같은 해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기정사실화됐던 만큼 달러 강세 추이는 상당히 가팔랐다.트럼프는 달러 약세를 선호했으나 달러의 방향이 반대로 강화되자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강조됐고,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여타국들의 관심도 향후 미국과의 무역에 집중됐다.

최근 트럼프의 발언에 따르면 향후 미국과의 무역에 있어서 충돌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멕시코다.

우선 환율 부문을 보면,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는 2015년에 이어 지난 2016년(1~10월) 달러대비 각각 6.6%, 17.0% 절하됐다. 그만큼 중국과 멕시코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 미국의 대 국가별 수출규모(단위:백만 달러) [출처:한국무역협회]
▲ 미국의 대 국가별 수입규모(단위:백만 달러) [출처:한국무역협회]

지난 2015년 중국의 대 미국 수출은 4818억8100만 달러, 대 미국 수입은 1161억8600만 달러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3656억9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6년(1~10월)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2887억81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중국은 미국에 여전히 가장 높은 적자를 안겨주는 국가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 멕시코 무역수지는 2015년 583억6400만 달러, 2016년(1~10월) 530억6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과 독일의 대 미국 무역수지는 각각 2015년 636억4800만 달러, 741억9200만 달러 흑자에서 2016년(1~10월) 565억1400만 달러, 538억9400만 달러 흑자로 그 규모가 줄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2016년 3.2% 절상됐으며 아울러 독일 마르크화 또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강세를 보였다.

이렇듯 환율부문과 무역수지를 비교하면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위해 유독 중국과 멕시코를 지적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환율조작’과 ‘무역수지적자’의 교집합 대상이 중국과 멕시코이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그의 취임이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교역상대국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향후 글로벌 무역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