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게임명은 ‘리니지2 아덴의 새벽’이었는데 넷마블의 염원을 담아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이름을 바꿨죠. 이름대로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그 혁명은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계속될 겁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의 말이다.

뚜껑이 열렸다. 넷마블이 소문만 무성하던 레볼루션의 실적을 직접 밝혔다. 출시 첫달 매출이 무려 206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넷마블 자체적으로는 물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전에 없던 역대 최고 흥행이다. 정점을 찍어낸 넷마블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다음 혁명을 보여주기 위한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핵심 키워드는 ‘RPG(역할수행게임) 세계화’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레볼루션 일매출 최고 116억원, 14일 만에 누적 1000억원 돌파 

넷마블은 18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3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진행했다. 방준혁 의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이 모두 참가했다. 레볼루션의 성적표를 비롯해 지난해 잠정실적과 향후 글로벌 전략 등을 발표했다.

먼저 레볼루션의 성과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출시 첫달 매출이 1000억원가량이라고 추측했으나 실제로는 2060억원에 달했다. 10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4일이다. 이전 최단 기록은 ‘레이븐’이었다. 99일이 걸렸다. 한편 지난 1일에 116억원으로 일매출 최고 기록을 찍었다.

세부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누적 가입자 500만명인데 과금 유저가 140만명에 달한다. 30%에 가까운 비중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다. 대개의 게임은 과금 유저 비중이 5% 안팎이다. 넷마블은 이 지표가 유저의 만족도와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 출처=넷마블게임즈

핵심 지표 중 하나인 DAU(일간 활성 유저) 여전히 상승세다. 출시 첫주에는 158만명, 3주차엔 191만명, 현재(5주차)는 215만명 수준이다. 보통은 출시 후 2~3주가 지나면 DAU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저 잔존율도 신규 유저든 액티브 유저든 과금 유저든 비과금 유저든 고르게 높게 나타났다.

방준혁 의장은 레볼루션 기획 초기 상황을 언급했다. “2014년 하반기에 ‘2년 후 열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 대비하자’고 했습니다. 일단은 좋은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었죠. 2015년 2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IP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방향성은 ‘모바일 MMORPG의 대중화’를 이루자‘는 게 목표였죠.” 그의 예측과 시도는 제대로 먹혀든 걸로 보인다.

현지화 전략은 한계 뚜렷 "일본게임, 중국게임, 북미게임 만들 것"

넷마블은 지난해 잠정실적도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4658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조5029억원, 영업이익 2927억원이다. 2015년에 매출 1조729억원, 영업이익 2253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시 급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특히 놀라운 점은 성장률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61%에 달한다. 방준혁 의장은 이 규모에서 매년 이렇게 성장하는 회사를 본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과제가 있다. 글로벌 빅3 마켓에서 레볼루션과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60조원이다. 빅3 규모는 43조원에 달한다. 중국이 20조원, 일본 12조원, 미국 11조원이다.

“빅3 마켓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전 서계 점유율 77%인 마켓을 제쳐 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방준혁 의장이 그랬다. 넷마블은 개발 중인 라인업 17종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전략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라인업에서 주목되는 두 가지 포인트는 ‘RPG’와 ‘IP’다. 장르로는 RPG가 주류를 대부분이며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IP 활용 게임이 다수다. ‘블레이드앤소울’, ‘요괴워치’, ‘더킹오브파이터즈’, ‘지아이조’, ‘트랜스포머’ 등의 글로벌 흥행 IP를 이미 확보해 신작을 개발 중이다.

“넷마블의 미션은 RPG의 세계화입니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장르로 정면승부하겠습니다.” 방준혁 의장의 말이다. 그는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철저한 현지화 전략 말고 아예 시작부터 중국 게임과 일본 게임, 그리고 북미-유럽형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흥행한 게임을 현지화해 선보이는 전략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큰 틀을 고치는 게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중국과 일본 시장 매출 순위 상위권에 RPG가 포진된 지표를 보여주며 철저하게 일본형·중국형 게임을 만들면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시장은 RPG가 니치마켓이지만 개척해서 선점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넷마블게임즈

카밤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로드맵을 실행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회사가 북미에서 RPG를 가장 잘 만드는 개발사”라며 “북미 RPG 시장은 아직 니치 마켓인데 빠르게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인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 역시도 공개했다. 지난 NTP에서 방준혁 의장이 약속한 50%를 근소하게 뛰어넘는 51%다. 2015년이 2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넷마블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글로벌 도약 혹은 혁명을 꿈꾸고 있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인 셈이다.

그런 의미로 넷마블에 2017년은 중요한 한해다. 한국 게임사 넷마블은 중국게임, 일본게임, 북미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 빅3 시장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글로벌 성과 여부에 따라 2020년 연매출 5조원 계획은 현실화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상승세인 레볼루션과 기존 장기 흥행작들은 든든한 지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다시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