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정조준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18일 오후 2시까지 약 3시간 40분동안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이어 특검 사무실은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유치장조가 아니라는 조의연 부장판사의 뜻대로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초긴장이다. 뇌물공여와 횡령 및 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밤, 늦어도 내일 새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 직원 대부분은 일손을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래전략실 소속 커뮤니케이션팀 직원 일부는 아예 특검 사무실 근처에 대기하며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법원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이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을 이유로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은 자금의 대가성이 없었고, 부정 청탁이나 소위 민원요청 등의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신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리적 공방을 심도있게 다뤄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각)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을 보도하며 "한국이 과두제 권력을 파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이번 스캔들이 앞으로의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뒤를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운명을 결정할 조의연 부장판사도 관심사다. 조 부장판사는 현재 네이버 및 다음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법연수원 24기인 조 부장판사는 철저하게 법리적 시각에서 사안에 집중하는 판사로 잘 알려져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존리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에게 불기소를 내린 전례를 보고 기업인에게 관대한 판단을 내린다는 평가지만, 최근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된 인사들에게는 여전히 '구속' 방침을 견지하고 있는 점을 들어 '법리적 판단에 충실할 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