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인도 뭄바이를 비롯한 아시아 대도시들의 주거비 부담이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가 실시한 국제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 조사 결과 이들 4개 도시는 평균 소득으로 90m² 넓이 아파트 한 채를 사기까지 3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은 주택구입가격을 가구당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주택구입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7이라면 소득을 한푼도 쓰지않고 7년간 저축을 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주거비 부담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는 홍콩, 뭄바이, 베이징, 상하이 순이었다.

특히 뭄바이와 상하이, 베이징 그리고 인도 델리의 경우 역시 렌트 수익률이 ‘현저히’ 낮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도시들의 부동산 가치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뭄바이, 상하이, 베이징, 델리 4개 도시의 총 임대 수익률은 2016년 각 나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보다도 낮았다. 집값이 높은 서울을 비롯해 도쿄, 시드니, 뉴욕 등과 같은 도시들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 각 나라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 출처=옥스퍼트 이코노믹스

이에 대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Louis Kuiji))와 티안지에 히(Tianjie He) 경제학자들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아시아 전반에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 공급 확대와 시장안정책 및 금리 변화가 부동산 가격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 10년간의 저금리가 전 세계적인 주거비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미국 등 각국의 금리 인상은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부동산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해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 이자의 부담도 함께 상승시켜 집값이 오르는 추세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아시아 저개발국 대도시에서는 ‘경제 성장’과 ‘인구 통계학적’ 요소들로 인해 주택 수요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과 도쿄는 앞으로 8년간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부동산 수요 또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