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것인지 혹은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달러 강세론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인상 기조와 도널드 트럼프의 재정정책 강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등으로부터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약세론자들은 이러한 맥락에 동조하면서도 최근 상대적으로 가파른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조정과 1980년대 플라자합의 등과 같은 인위적인 환율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논하지만 사실상 이는 지엽적인 조치며 근본적으로 달러화 가치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따라서 각국 중앙은행의 합의 등 환율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인 ‘제2의 플라자합의’설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의 대선공약 중 가장 확실한 것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인데 이미 이러한 공약은 시장에 널리 알려졌다. 또, 트럼프가 그의 공약에 대한 원론적인 수준을 언급하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의구심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달러화 가치 상승 기대가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달러 강세는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특성과 함께 미국 경기회복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에 ‘기대감’이라는 요인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사라질 경우, 달러화는 약세로 돌변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가 향후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기회복의 더딘 국면이 이어질 경우에도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과거와 같이 미 연준이 재차 금리를 낮추는 등 양적완화(QE)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QE를 실시한 미국이 현재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책을 180도 선회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은 플라자합의 등과 같은 환율 공조뿐이다.

현재 중국은 자금유출이 큰 폭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위안/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14년 중국에서 포트폴리오 자금유출 및 외환보유고 감소가 전개되고 있다. 2015년 말부터는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에 대한 투기적 매도가 증가해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국통화 약세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향후 중국은 통화가치 불안을 차단, 즉 위안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중국은 일본, 유럽을 넘어 G2로 부상했으며 강력한 수요와 소비시장을 갖고 있어 실물경제에 있어서 자신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미국의 상황과 견주어 볼 때, 사실 G2의 합의 즉, 위안화 강세·달러화 약세는 ‘합의’가 이뤄질 공산이 높다.

G2 합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 높아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세계 각국의 상대국들에 대한 경계와 경쟁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상황은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단연 금융시장 전체를 요동치게 만든다. 따라서 국가간 협의는 이러한 불안감을 차단하고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불안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신도 있지만 G2의 대립으로부터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환율은 각국의 교역에서 상당히 민감한데 현재 미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달러화 가치 하락, 중국은 위안화 안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위안화 강세 등을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미국과 중국의 환율을 둘러싼 충돌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출처:하이투자증권]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재정확대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구리,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 비철금속 및 석탄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트럼프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수년간 저금리 시대가 끝나가고 미국의 경기회복 및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점이 그 기저에 깔려있다.

▲ 전기동 3개월물 가격 추이 [출처:하이투자증권]

특히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과 원자재 가격들의 추이를 보면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까. 만약 G2의 환율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달러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더욱 확대돼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 추이 [출처:하이투자증권]

인플레이션 발생 초기 국면과 G2의 합의는 원자재 및 산업재에 가장 반가운 소식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