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의 투기과열과 3.3㎡당 분양가는 기본 몇 천만 원 대를 웃도는 데에 반해 청년층(15세~29세)의 주거 빈곤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청년 주거빈곤율(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의 비율)은 전국 가구의 주거빈곤율인 14.8%보다 훨씬 높은 36.3%로 집계됐다.

취업난에 졸업을 유예하는 청년층들이 많아짐에 따라 단칸방과 고시원을 전전하는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높은 집값에 청년층들은 조금이라도 월세를 아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혼자 월세나 세금을 부담해야하는 자취나 하숙보다 ‘셰어하우스’를 선호하고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주거형태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월세나 고시원 등 경제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측면 모두 감당하기 힘든 청년들이 많다.

고시의 성지 ‘노량진’은 대도로 변과 학원가를 중심으로 수십 개의 고시원이 위치해있다. 적어도 화장실이 있는 방을 사용하려면 60만원에서 65만원 이상의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A씨는 “허름하고 청결도도 떨어지지만 학원 인근 고시원 중 60만원을 넘는 곳이 많다”며 “웬만한 대학가 월세보다 비싸지만 적어도 2~3달 전에 미리 입주문의를 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세 상황도 청년들에게는 녹록치 않다. 위치나 방의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증금 500만원대에서 월세 50~60만원 사이에서 시작한다. 보증금이 높으면 높을수록 월세가 저렴해지지만 취업준비생과 공시준비생, 사회초년생들에게는 고가의 보증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또 기본 월세에 추가적으로 관리비(청소비, 정화조 청소, 케이블 등)와 세금이 따로 부과되기 때문에 그 부담은 더 가중된다.

▲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셰어하우스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말 그대로 여러 명이 한 집에서 사는 방식을 의미한다. 침실과 같은 개인적인 공간은 따로 사용하고 거실과 화장실, 욕실 등은 공유하는 주거형태를 띄고 있다. 이 같은 셰어하우스는 미국드라마 ‘뉴걸(New Girl)’이나 ‘프렌즈(Freined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젊은 청년층들을 중심으로 현재 하나의 주거문화로 확립되고 있다.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과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흔한 주거 형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함께 꿈꾸는 마을’과 ‘쉐어하우스 우주’, ‘보더리스 하우스’ 등 다양한 셰어하우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주로 셰어하우스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성북구 돈암동, 동작구 상도동, 관악구 봉천동, 서대문구 대현동, 강북구 미아동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다. 인근 대학가 수요의 유입을 염두해둔 것이다.

셰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주거비의 절감이다. 개인 방을 제외하고 주로 2~3명이서 하나의 주거공간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1인이 자취를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또 비슷한 연령층의 청년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관악구 봉천동 셰어하우스에 거주중인 취업준비생 B씨는 “대학시절에는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다”며 “졸업 후 월세부담이 심해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로 이주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장점이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학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12채의 집에서 52명이 입주해 함께 사는 커뮤니티 셰어하우스 ‘모두의 하우스’는 총학생회와 연계해 운영 중에 있다. 따로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주변 보다 저렴한 시세로 제공한다. 모두 A, B, C 3가지 타입으로 가장 비싼 타입 1인실이 50만원, 2인 1실의 C타입이 22만원이다.

반면 함께 공동으로 주거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그 동안 살아 온 생활 방식이 각기 다른 여러 명이 같이 쓰는 집인 만큼 서로 간의 배려와 공동생활 규칙이 필요하다. 또 사생활 침해 문제와 함께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크다. 남녀를 구분한 셰어하우스도 많지만 공용으로 주거하는 경우 성추행과 성폭행등의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또 셰어하우스 관리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및 청소, 설거지 등의 업무를 서로에게 미루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서울 관악구 일대 원룸, 셰어하우스, 고시원 비교내역.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한 셰어하우스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셰어하우스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주거문화가 형성됨에 따라 수요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들의 고질적인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라고 전했다. 또 “대학가나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재건축해 세어하우스로 임대를 놓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