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조수연기자

이동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전쟁이 본격화됐다.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음성인식 AI 기기 ‘누구(NUGU)’를 출시해 가장 먼저 AI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KT도 ‘기가 지니’를 선보였다.

기존 AI 기기들이 주로 음성인식 스피커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번에 KT가 선보인 기가 지니는 TV 연동, 카메라 내장으로 ‘시청각’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를 선보였다. 임헌문 Mass 총괄 사장, 이동면 융합기술원장 부사장 등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KT는 오랜 시간 축적된 인공지능(AI) 노하우와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기가 지니’가 고객 생활 서비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은 “KT의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역량이 집약된 기가 지니는 가정의 모습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가 지니를 시작으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기 지니’는 어떤 서비스?

▲ 출처=KT

기가 지니(GiGA Genie)는 셋톱박스 형태의 인공지능 기기다. IPTV와 인공지능의 융합으로 가족생활의 중심인 TV와 연계해 홈 비서 기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TV 및 음악 감상, 일정관리, 교통안내, 홈 IoT 기기 제어, 영상통화 등의 다양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외형은 스피커 모양을 하고 있으며 색상은 ‘블랙’, ‘레드’, ‘화이트’ 3가지다. 올레TV 가입자는 기존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 가입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기가 지니 출시로 KT는 홈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가 지니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4가지 분야다. △ 올레TV, 지니뮤직 등과 연동되는 ‘미디어 서비스’ △ 일정관리와 일상생활을 돕는 ‘AI 홈 비서 서비스’ △ 각종 홈 IoT 기기를 제어하는 ‘홈 IoT 허브 서비스’ △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지니에게 명령을 내리는 법은 간단하다. 지니를 부르고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된다. 예를 들면 “지니야, 오늘 스케쥴 뭐야?” “지니야, 오늘 날씨 어때?” “지니야, 전화받아”와 같다. KT 측은 기가 지니의 음성 인식률이 국내 최고라고 자부했다.

백규태 KT 서비스연구소 소장은 “한국어 인식은 25년 동안 개발해왔기 때문에 인식율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딥러닝 기반으로 인식률을 올려 자연어 처리 정확도는 80~90% 정도라는 설명이다. 인식율을 타사와 비교해 설명해달라는 요구에는 “테스트를 위해 타사 제품과 자사 제품으로 똑같은 상황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어 비교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인공지능 개발은 자체 기술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서드파티와 협력을 통해 기술뿐 아니라 부족한 면을 채워나갈 계획”이라며 “예를들어 지식 축적 같은 부분이 부족한데 타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시청각에 초점을 맞춰 탄생한 ‘기가 지니’

▲  기가 지니를 소개하는 임헌문 KT 사장. 출처=KT

백규태 KT 서비스연구소 소장은 기가 지니의 특징에 대해 “기존제품이 음성인식만 가능한 반면에 기가 지니는 화면을 보면서 대화가 가능하다”며 “기분과 상황에 맞춰 내가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홈 AI 서비스는 주로 ‘스피커’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아마존 ‘에코’, 구글의 ‘구글홈’이 그 예다. 이번에 KT가 선보인 ‘기가 지니’는 스피커와 더불어 TV와의 연동을 강조하고 있다. 기가 지니의 소개문구도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다. 기존 AI 스피커가 음성인식 위주의 ‘청각’에 초점을 맞췄다면 기가 지니는 스피커와 함께 TV 연동, 카메라 내장을 통해 ‘시청각’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시청각의 중요성은 예를 들어 설명했다. 길을 알려줄 때 TV화면을 통해 음성 뿐 아니라 지도를 함께 보여주고 기념일에는 지니가 꼬깔모자를 쓰고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면 음성만 제공했을 때보다 훨씬 유용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얘기다.

백 소장은 “음성과 영상 인터페이스를 결합해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를 만들었다”며 “기존 인공지능 제품이 음성인식만 가능한 반면 기가 지니는 화면을 보면서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T는 왜 TV에 초점을 맞췄나?

▲ 출처=KT

“여전히 거실에서는 TV가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집 안에 머물러 있는 TV가 확장성이 떨어지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이 답했다. 스마트홈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TV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가 지니는 TV를 중심에 두고 다른 기기들과 연동해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TV와 연동하지 않고 단독으로 사용하길 원하면 스피커 형태로만 사용할 수 있다.

KT가 탄탄한 TV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임 사장은 “확실한 고객기반을 가져가는 전략이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기기와 IPTV의 연동은 바이두와 SKT 등 이미 타사에도 있었다. 기가 지니의 차별점에 대해 백 소장은 “(기가 지니는) 단순히 셋톱박스와의 연동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술, 서비스, 플랫폼 측면에서 모두 엮어있어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략에 대해 임 사장은 “올해 전체적인 운영방향은 새로운 도전”이라며 “기가지니를 바탕으로 5G 얼라이언스 및 AI 얼라이언스 기반을 조성해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부로 기가 인터넷 가입자수가 250만명을 돌파했다”며 “IPTV에서도 1등 리더쉽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가 지니 판매 목표에 대해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내부적으로 별도의 판매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IPTV 가입자는 120만명이 넘는다”라며 “향후 충분한 가입자가 확보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