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스위스 관광청

전 세계 정치, 경제 엘리트의 토론장인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다.

CNN은 올해 다보스에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한다고 16일(현지 시간)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고산 지대에서 열리는 세계 경제 포럼(WEF)에 참석하는 최초의 중국 최고 지도자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

일단 상징성에서도 성공적인 방문으로 보인다. 중국에게 있어 이번 기회는 서방 국가, 특히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의 후퇴하는 시점에 글로벌 리더로서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다보스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취임과 겹친다. 포럼의 마지막 날인 20일이 트럼프의 취임일이기 때문이다.

이 빈틈을 타고 중국의 권력을 틀어 잡은 시주석이 입장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의 지도력 하에 보다 강력한 대외 정책을 천명하며 무역 주도권을 통한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해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의 정계 유력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팡 싱하이 등 몇 명의 재무부 관리들만이 중국 주식 시장 붕괴에 대한 당국의 잘못된 대응을 감싸는데 급급했을 뿐이다.

1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지난해 6월에 영국은 유럽 연합 탈퇴를 투표로 결정했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 초보자 도널드 트럼프에 패하면서, 지난 몇 십년 동안 세계 질서를 지탱해 온 주요 원칙이 일거에 무너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과장을 지낸 바 있는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 대학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시 주석의 다보스 등장은 중국이 글로벌 거버넌스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고, 중국의 경제적 힘에 걸맞는 리더십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중국의 여망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선거 기간 중 트럼프는 국제 자유 무역 협정의 폐기나 재협상을 주장하며 세계화에 대한 대중영합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즉시 “자유무역 협정을 미국을 약탈하려는 특정 이익에 의해 추진된 대 재앙”이라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거대 무역 협정을 폐기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협정안의 폐기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태평양 주변국들과의 자체 무역 협정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는 16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글로벌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교역량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은행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 개발 은행에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은 새로운 인프라 은행(AIIB)을 설립하기 위해 수 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프라사드 교수는 "전세계의 국가들이 자국과 미국과의 관계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에 대해 몰두하고 있을 때에, 중국은 중국이 보다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기에 더 신뢰할 만한 개방적인 국가이며, 국제 사회에 보다 영향력을 갖는 리더십을 갖는 국가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다보스에 참석하는 각국의 파워 플레이어들은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다보스의 주제도 “소통과 책임 리더십”이다.

게다가 올해는 난민 문제와 정치 일정 등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주요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고, 미국은 트럼프에 몰두해 있다.

"중국은 미국이 빠져 나간 글로벌 리더십의 빈자리를 채울 나라는 중국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할 것입니다.”

한편 올해 우리 정부와 재계의 참석 규모는 '최순실 여파'로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조현상 효성 사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지만, 최태원 SK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특검 수사 여파로 불참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년 개최했던 '한국의 밤' 행사도 8년 만에 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