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처럼 소비심리 역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유통업계 전망이 어둡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업종의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일하게 인터넷쇼핑몰과 홈쇼핑이 각각 겨울철 특수에 적합한 배송 경쟁력과 모바일과 T커머스 성장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및 6대 광역시 1000여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RBSI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이고 100미만이면 반대다.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전망치가 89로 집계됐다. RBSI가 80점대를 기록한 건 2013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백화점은 89로 지난 분기 대비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소비를 줄이는가운데 특히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줄었고,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으로 하는 쇼루밍(Showrooming) 현상에 오프라인 구매율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는 각각 85와 29로, 온라인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당일 배송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1분기 부진이 예상된다. 편의점(80)은 지나친 출점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로 부정적인 경기전망치를 보였다.

인터넷쇼핑(108)은 겨울철 특수에다 고객 편의성을 높인 배송 및 결제 서비스 강화로 긍정적인 전망이다. 인터넷쇼핑 업체들의 가장 큰 강점은 당일배송 및 간편결제 서비스인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며 구매 트렌드의 중심이 되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모바일, 온라인, IPTV 등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수익성 개선하는데 힘써온 홈쇼핑(104) 분야 전망도 밝다. 이번 분기에는 모바일과 T커머스 분야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유통기업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50.2%), ‘업태간 경쟁 격화’(15.1%), ‘업태 내 경쟁 심화’(13%)등을 꼽았다.

또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수익성 하락’(42.6%)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뒤이어 ‘인력부족’(13.3%), ‘유통관련 규제강화’(12.5%), ‘자금사정 악화’(10.9%),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사드 보복이 우려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김영란법 이후 첫 명절이라 가격에 대한 민감성이 있어 유통업계의 설날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