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푸드윈도

우리나라 온라인 산업의 모든 반경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코리안클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네이버는 국내 포털 사이트 검색 점유율(PC+모바일) 중 약 74.1%를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검색은 곧 네이버 검색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강력한 검색 유입 영향력을 지닌 네이버가 최근 새로운 영역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서서히 구축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스몰 비즈니스(Small Business)’다.  

스몰 비즈니스(Small Business)? 

우리말로 직역하면 ‘중소 상공업체’로 해석할 수 있는데 업계에서는 ‘운영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구성을 간소화한 사업의 형태’ 혹은 그러한 업체들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 정도로 통용된다. 

스몰 비즈니스 업체들은 1인 혹은 2~3인의 소규모 인력 구성으로 비용 대비 최대의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직접 생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큰 흐름의 시장에 공개해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채널, 온라인 마켓 등 메이저 플랫폼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입점 업체’, 온라인에서는 ‘판매자’라고 불리는 이들이라고 보면 된다. 메이저 플랫폼들은 이들에게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유지한다. 네이버가 새롭게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네이버쇼핑 ‘윈도’ 시리즈   

2014년 12월부터 시작된 네이버쇼핑의 윈도 시리즈는 지역적인 한계 때문에 판로를 넓히기 어려웠던 오프라인 스몰 비즈니스 사업자들의 온라인 판로 개척을 지원을 표방하는 유통 플랫폼이다. 

작은 옷가게들이 입점한 ‘스타일윈도’, 독특한 가구와 리빙 아이템을 판매하는 작은 공방들이 모인 ‘리빙윈도’, 전국 산지에서 재배한 신선 식재료 생산자들을 만날 수 있는 ‘푸드윈도’ 등 3개 카테고리로 시작된 윈도 시리즈는 현재 백화점윈도/아웃렛윈도/뷰티윈도/키즈윈도/플레이윈도/글로벌윈도/디자이너윈도/아트윈도 등 총 11개 카테고리 까지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했다. 

윈도 서비스는 카테고리는 영역을 불문하고 기본적으로 모든 참여자들에게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상품 판매자로써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사업자라면 누구든지 신청하고 판매자로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매장으로 사용되는 판매 공간은 참여자들이 개인 블로그처럼 자유로운 형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네이버는 각 판매자들의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질 수 있도록 고객 C/S나 배송 업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 출처= 네이버 쇼핑

일련의 과정에서 네이버는 자사의 간편 결제 시스템인 네이버 페이를 일괄적 결제수단으로 적용해 결제 시 3~3.5%의 수수료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주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의 입점 수료가 20%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소규모 판매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유통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의 전사적인 지원과 운영으로 윈도시리즈는 현재 1만2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이 입점해 연간 6천억 원대의 거래액이 발생하는 O2O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판매자들 중에 연간 거래액이 1억 원을 넘는 매장은 2000여개, 5억 원을 넘는 매장은 28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지금의 김상헌 대표에 이어 네이버를 이끌 한정숙 대표 내정자의 적극적인 변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NAVER CONNECT 2016'에서 차기 대표의 자격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검색 경쟁력과 간편 결제 기술을 바탕으로 소규모 창업자나 창작자 등이 네이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샵N의 악몽’과 다를까?   

이처럼 많은 역량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네이버는 윈도 시리즈가 ‘유통’의 영역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되도록 지양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 오픈마켓 사업 운영을 시도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맛본 경험과 관련이 있다.  

▲ 출처=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오픈마켓 진출을 타진해왔다. 기존 업체들의 강한 반발로 당시에는 구체화되지 못했지만, 2013년 네이버는 ‘샵N’이라는 이름의 오픈마켓 서비스 운영을 공표했다. 그러자 온라인 유통업계는 네이버가 검색의 우위를 바탕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행사해 시장의 질서를 깨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기존 온라인 마켓이 참여하고 있는 네이버의 가격비교 플랫폼(지식쇼핑)에 샵N 제품 비중을 높이거나 다른 업체들에게는 비용이 집행되는 검색 상위노출을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논쟁은 공정위가 직접 나서 네이버를 조사하는 사태까지 켜졌다. 법적으로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이베이코리아를 필두로 한 오픈마켓 업체들의 보이콧 등 논쟁이 계속됨에 따라 네이버는 오픈마켓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윈도 시리즈가 지금 당장은 기존 유통업과 분명히 선을 긋고 새로운 생태계를 표방하지만, 현재대로라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수익구조가 다소 약한 측면이 있다. 만약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현재의 노선을 벗어나 수수료 비율을 높이거나, 검색 데이터에 기반한 오픈마켓의 성격을 띠는 순간 4년 전의 논쟁은 재현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전체 검색 중 쇼핑과 관련한 검색어의 비중은 약 30%로 알려져 있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도 막대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그러한 네이버에게 쇼핑은 분명히 매력적인 수익 영역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진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 시리즈는 확실히 현재 네이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상당히 소극적인 적용 사례다. 과연 윈도 시리즈는 그들이 설명하는 대로 하나의 플랫폼 개척일까, 아니면 온라인 유통이라는 새로운 수익 영역 재진입을 위한 포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