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한석회.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초부터 중국 중심의 화학 부문 사업 성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시노펙과의 합작회사(지분율35%)인 ‘중한석회’ 법인을 제외한 사업부 영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인 윤활유와 아스팔트 제조에서도 역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어 중국 사업부가 저성장 추세에 놓인 것은 아닌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정청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중국을 방문해 고부가 화학 부문의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최근 저성장과 경기 불황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 시장 인만큼 아직 기회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사업부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아시아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SK이노베이션의 아시아 매출액은 약 55조2689억원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지만 2015년에는 약 23조3643억원으로 3년 전인 2012년보다 50% 이상 급감했다. 아시아 부문 매출 비중으로 따져보면 3년 전보다 12.73%p 하락한 것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화학 법인, 시노펙과 합작법인인 ‘중한석회’와 광저우 법인 제외하고 실적 부진

우한 지역에 위치한 시노펙-SK 페트로케미칼은 지난 2013년에 설립한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해당 법인의 매출은 2014년 대비 약 4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배가량 급증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단위:백만원)

당시 해당 법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는 각각 2476억원, 2404억원 정도로 중국법인 중 가장 큰 수익을 창출해 냈다. 광저우에 위치한 SK 글로벌 케미칼 인터네셔널도 일정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당 법인의 2015년 매출액과 순이익 규모는 각각 1643억원, 23억원 정도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단위:백만원)

반면 그 외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화학 법인들의 실적은 크게 두각을 보이고 있지 않다. 상하이에 위치한 SK글로벌 케미칼 인터네셔널 트레이딩의 지난 2015년 매출은 2011년 대비 54.7% 감소한 약 9699억원을 올렸다. 순손실은 약 49억원을 나타냈다. PE-RT 제품을 생산하는 SK Golden Tide Plastics 법인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약 22% 감소한 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합성 고무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닝보 SK Performance Rubber 법인은 지난 2012년에 설립해 2015년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4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총 315억8400만원에 달한다. 특히 해당 법인의 2015년 순손실은 2014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윤활유·아스팔트제조업 실적도 크게 두각을 보이고 있지 않아

천진에 위치한 Energy Lubricants은 윤활유 제조 법인이다. 해당 법인의 지난 2015년 매출은 2014년보다 100억원가량 감소했고 순이익도 27% 감소한 87억원을 나타냈다. 중국 산동 지역 SK 하이테크 오일의 2015년 매출액은 지난 2014년보다 1억3300만원 감소했다. 해당 법인의 2015년 순이익은 5억원 정도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울러 아스팔트 제조 법인들의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칭 SK 아스팔트 법인은 2015년 매출은 2011년 대비 약 27% 감소한 3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해당 법인은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적자가 지속됐다. 2년간 누적 적자는 총 9억원 정도다. 또한 2014년에 1100만원이었던 부채가 2015년부터는 20억4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산시성(山西省)에 위치한 SK 가솔린 아스팔트 법인도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 2015년 해당 법인은 4년 전인 2011년보다 40% 감소한 약 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2012년부터 4년간 적자가 지속됐다. 해당 법인의 누적 순손실액은 41억5800만원에 달한다.

결국 해당 법인은 2016년 3분기 시점에 매각됐다. 매각 예정 당시 유형자산이 장부금액에 미달될 것으로 추정돼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처리한 바 있다. 동 자산은 지난해 7월 13일에 매각 완료됐다.

상하이에 위치한 SK 상하이 아스팔트 법인의 자산과 부채는 지난 2015년에 급증했다. 해당 법인의 자산은 2014년 대비 65% 증가한 13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 규모는 같은 기간 20배 증가한 53억4600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순이익은 2014년 대비 65% 감소한 1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부채 증가에 따른 비용 발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단위:백만원)

SK이노베이션 제조업, 물류업 법인 상황은 다소 양호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단위:백만원)

반면 제조업과 제조 물류업의 상황은 다소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저장성 동부에 위치한 닝보(寧波) SK Baoying Asphalt Storage 법인의 2015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08억원, 39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헤페이(合肥) 지역에서 제조물류업을 영위하는 SK Baoying Asphalt 법인도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2015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87억원, 2억7200만원 정도다. 상하이에 위치한 국제화물운송 대리업을 영위하는 Shanghai Huayou International Freight Forwarding 법인도 2015년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해당 법인의 자산 규모는 SK이노베이션의 중국 법인 전체에 비하면 작은 규모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관계기업 두 곳 실적 부진…SK Industial Development China 적자 지속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K Industial Development China 법인은 SK이노베이션이 지분율 21%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업이다. 해당 법인은 2011년에 지분을 취득한 이후 첫해에 6억4800만원의 매출을 올린 후 지난해 3분기까지 5년간 매출이 전무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순손실액은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5년간 총 영업손실액은 약 335억2300만원에 달한다.

SKY Property Management Limited는 SK이노베이션이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업이다. 해당 법인도 지분을 취득한 후 4년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2016년 3분기 매출액은 2013년 대비 34% 감소한 50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증가했다.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중국 법인 지주회사 매출 4년간 51% 감소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중국 법인들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관계로 지주회사인 SK글로벌 케미칼 홀딩스의 실적도 감소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의 2015년 매출액은 122억원 가량으로 4년전인 2011년에 비해 50% 하락했다. 순이익은 19억원으로 2014년 대비 증가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인수·합병(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이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