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국제금값이 새해를 기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트럼프 당선 이후 이어졌던 달러와 미국 국채금리의 강세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연말 온스당 1130달러까지 하락했던 금은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199.8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 매입을 늘리면서 국제금값은 7주 만에 온스당 12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출처=네이버

반면 트럼프 기자회견 이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4%를 하회하고, 달러 약세로 달러/엔은 장 중 114.3엔 선까지 하락했다.

금 시장 참여자들은 유가 반등과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연준 금리인상 및 달러강세 속도를 가속할 위험에 대해 우려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가 반등세가 다소 둔화되고 트럼프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자산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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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원자재가 아니라 통화?

금값의 장기추세를 예측은 곧 달러와 금리의 방향을 전망하는 것과 같다. 금은 원유나 구리처럼 써서 없어지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통량이 서서히 증가한다. 이는 원자재가 아니라 통화가 갖는 특성이다. 그렇기에 금값은 다른 원자재들처럼 생산원가나 수요공급 상황이 아니라, 대체재인 미 장기국채의 실질수익률에 의해 결정된다.

즉, 미 장기국채의 실질수익률이 높아지면 금의 상대가치는 내려가고, 그 반대면 금의 상대가치는 높아지는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결국 지난 연말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은 연준 금리인상 및 트럼프 당선이 미 장기 국채의 실질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금 반등은 달러와 금리 상승이 일단락을 시사?

금값이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주요 경제 지표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거꾸로 금값 반응을 통해 달러와 금리의 단기 추세를 내다보는 것은 가능하다. 금 가격 상승은 미 장기국채의 실질수익률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고, 이는 곧 달러와 금리의 단기조정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유경하 연구원은 “온스당 1200달러선이 앞으로의 흐름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금 가격이 1200달러선을 넘어섰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달러와 금리의 동반상승 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은총재들 여전히 금리 인상 예고

FOMC회의 장면. 출처=위키피디아

한편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거시 경제적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올해 정책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남아있을 수 있다며 올해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여전히 선호한다고 밝혔다.

댈러스 연은 총재는 올해 경기 조절적인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올해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카고 연은 총재는 12월 임금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임금은 완전 고용 달성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아주 잘 운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3년 안에 성장률이 2%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봄. 이에 따라 올해 2번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올해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물가가 연준 목표인 2%에 거의 도달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발언. 노동시장은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미국이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과 달러‧미국 국채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지에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