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1.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세계경제가 미국과 일부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다소 확대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또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국채금리의 오름세가 진정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변동성이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향후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미국의 신정부 정책방향 및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이 완화됐으나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판단이다. 고용상황은 취업자수가 제조업에서 감소를 지속하고 서비스업은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금통위는 올해 국내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회복세가 제약되는 반면,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 등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요인에 의한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1% 중반으로 오름세가 확대됐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중후반을 나타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 중반을 지속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 등으로 점차 높아져 2017년 중반 경에는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 중후반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주가 및 장기시장금리의 변동성이 다소 축소됐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지난해 10월 이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다가 은행 대출의 경우 최근 들어 증가규모 축소 움직임이 나타났다.

금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는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금통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미국의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우려, 내수 부진 등을 동결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수요 측 부진의 문제로 추정된다. 반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개선될 것이란 발언은 다소 의문이 남는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경기판단이 기존보다 현실적으로 조정됐다는 점”이라면서도 “보호무역주의 확산 기조에 수출이 개선될 것이며 물가 역시 수요 측 압력이 부진함에도 여전히 2%에 가까운 수준을 예상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