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주의 쉼이 있는 길(吉)]

경춘선숲길

경춘선숲길은 과거 경춘선이 지나가던 길 중 서울시 구간인 6.3km에 숲길을 조성한 곳이다. 이 중 현재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육사 삼거리부터 하계동 경춘철교까지 총 3km 정도의 구간을 이용할 수 있고, 나머지 구간인 태릉 일대는 2017년 5월에 완료할 예정이다. 경춘선은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민족의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철도 시설로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철길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만든 공원인 만큼 철길을 따라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다. 지나가는 동네마다 색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어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1. 육군사관학교 정문 옆에 위치한 길에 뜬금없이 철길이 놓여 있다. 계속 가면 길이 있을까? 싶던 찰나 조그마한 역 하나가 나온다. 바로 과거 경춘선 노선 중 서울에 위치한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구 화랑대역이다. 이곳은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벗겨진 이정표를 보고 있자니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받는다. 구 화랑대역은 다른 역과는 달리 비대칭 삼각형을 강조한 박공지붕 구조를 가진 특이한 곳으로 등록문화재 제300호에 지정되었다.

 

2. 과거 주택단지였던 구간에 숲길이 생기고 난 뒤 아기자기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 지칠 때쯤, 이곳에서 잠시 쉬다가는 건 어떨까.

3. 한천중학교 뒤편에 위치한 숲길을 걷다 보면 뜬금없이 기차의 일부분이 덩그러니 있다. 이 열차는 과거 경춘선에 운행하던 무궁화호 객차 2량을 설치한 것으로 관리 사무소와 주민 편의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4. 무궁화호 객차를 지나면 산책로 옆에 또 다른 길이 있다. 침엽수들로 가득 찬 이 공간은 도심 속에서 작게나마 숲을 느끼게 해준다. 계속 철길만 따라 걸어 지루하다면 이번에는 나무 사이로 한 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

 
 

5. 경춘철교는 기차만 다닐 수 있던 공간을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보행교로 재탄생 시켰다. 다리 위에 있는 철길을 따라 걸으며 양옆에 펼쳐진 중랑천과 서울 시내의 풍경을 바라보면 더 좋을 것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