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가운데 뚱뚱한 사람이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몸무게와 뱃살을 줄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에 있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비만이나 복부비만의 경우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수경 강북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11∼2013년 1차 건강검진에서 역류성식도염을 진단받고 2014년까지 2차 검진을 받은 1만5천29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증감에 따른 증상의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1차 검진 결과를 토대로 대상자를 '비만 그룹'과 '비만이 아닌 그룹', '복부비만 그룹'과 '복부비만이 아닌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비만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90㎝ 이상인 경우다.

이어 그룹별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2차 검진에서 증감한 정도에 따라 역류성식도염의 호전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역류성식도염의 호전은 자가설문에서 위산이 역류하는 증상과 가슴에 타는 듯한 통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다.

그 결과 비만 그룹과 복부비만 그룹에서는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감소하면 역류성식도염이 호전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역류성식도염이 호전됐다고 답한 비율을 보면 비만 그룹에서는 체질량지수가 2㎏/㎡ 이상 감소했을 때 2.34배, 복부비만 그룹에서는 허리둘레가 5㎝ 이상 감소할 때 2.16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그룹의 비교 기준은 체질량지수 변화폭이 0.5㎏/㎡ 미만, 허리둘레는 1㎝ 미만일 때다.

반면, 1차 검진에서 비만이 아닌 그룹과 복부비만이 아닌 그룹에서는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감소가 역류성식도염 호전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수경 교수는 "비만은 역류성식도염의 다양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지만, 실제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면 증상이 완화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체중감소가 비만한 사람의 역류성식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비만하거나 복부비만인 사람이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몸무게와 허리둘레 감소가 중요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위장학 및 운동학'(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