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00년에는 33.3%이던 것이 15년에는 40.4%로 한국 사회의 빠른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회사들이 앞으로 지속 확대될 장년층에 대해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까 고민한다. 이러한 시대상을 재빠르게 반영해 얼마 전 대표 은행 두 곳에서 노후 준비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미래설계’ 앱을 론칭했다. 글씨도 큼직하고 메뉴도 심플하게 구성해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콘텐츠에 있어서도 은퇴에 대한 금융 솔루션뿐만 아니라 여행, 일자리, 건강, 라이프, 커뮤니티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 서비스도 제공한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10년 뒤 필자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고 그때 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20년 뒤에는? 장년층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은 보수적이고, 변화를 쉽게 수용하지 않으며, 자신보다는 자녀 중심으로 생각하며 자식의 도움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재산이 있을 경우 자녀에게 상속해줘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장년층은 유연하고 합리적이고, 여유와 즐거움을 추구하며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계획된 노후 설계로 독립을 추구하고, 자녀 중심이 아닌 부부 중심으로 웰빙 생활을 추구하며, 자신을 위해 쓰다가 남으면 상속하거나 환원하겠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본인 스스로가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도 훨씬 높아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인식으로 연령에 상관없는 인생을 즐기고 있는 활동적인 장년층(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노인이라 명명하고 별도의 코너나 매장에서 노인용 상품이라 명명된 별도의 상품을 제안한다면 수용성이 떨어질 것은 명백하다. 이렇게 장년층이 바뀌고 있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머스도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장년층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편견에 대해서도 이미 포털과 쇼핑몰에서의 정보 검색과 문자를 주고 받는 메신저 서비스를 모바일상에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10년 뒤, 20년 뒤 장년이 될 현재의 중년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동시에 경험한 세대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함께 나이 들어왔기에 모바일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디지털 쇼핑의 침투율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년층에게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장년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한 회사가 실시한 5060 시니어 층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그들의 관심은 건강(운동, 건강식품), 자녀(진학, 결혼, 취업) 그리고 돈(재테크, 노후자금)의 순서라고 한다. 은퇴를 하게 되어 소득이 줄고, 기대 수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심리적으로 소비의 위축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성별로 보면 남성들은 음주 등의 모임으로의 지출이 줄어들어 은퇴 후 지출이 줄어들고 여성들은 자녀가 장성하고 직장 생활을 그만두면서 시간적 여유가 증가하고 오프모임‧활동 등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소비를 더하거나 최소한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이 들어서는 혼자 살거나 부부만 살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량 포장 상품을 선호하고, 거리가 있는 대형마트를 찾아가 한 번에 생필품을 많이 구매하기보다는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이나 매장에서 소량을 자주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일반 식품이나 생필품과 같이 잘 알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배달과 같은 편리함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가 있고 고가이거나 관여도가 높은 제품 구입 시에는 실물을 확인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어 오프라인 방문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미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에도 장년층이 많은 동네의 편의점은 장년층에게 필요한 상품도 잘 준비하지만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장년층을 위해 가격표를 크게 만들고 가격표의 글씨의 크기도 큼지막하게 써 놓는 작은 배려를 해놓았다고 한다.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별도의 앱을 만들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쇼핑의 편리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아이가 있는 집에 배송 시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노크를 해 감동을 주었던 소셜커머스처럼 배송에 있어서는 혼자 사는 부모님을 위해 자녀가 생필품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배송기사의 배송완료 메시지가 미리 신청된 자녀에게 ‘오늘 부모님은 안녕하시고 잘 배달되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감성과 배려도 배송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PC나 모바일 기반이 아닌 음성 인식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해 대화형으로 주문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궁금한 상품 내용에 대한 상담도 받고 외로울 때 대화도 하면서 더욱 더 편리하게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이러한 기술들은 나와 있고, 타깃 고객에 맞게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장년층을 위한 배려 커머스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