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한국산 화장품과 일부 식품의 수입을 불허함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의 주가가 시장기대치를 일제히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식품 및 화장품 명단'에 따르면  수입허가를 받지 못한 한국 제품은 전체의 약 20%에 달하는 31종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화장품 상위 5개사의 4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적어 면세점 판매가 부진했던 것이 주효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계 악화에 따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아시아 확장 속도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사드 관련 리스크가 지속돼고 있어 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 성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출처=NH투자증권

이와 관련해 투자(IB) 업계는 11일 중국 시장과 관련 화장품 업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망을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제품에 대한 검역 강화로 우려는 있지만 브랜드 전략에 따른 성장도 기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올해 면세점 채널 성장 12.8%에 그쳐 부진할 듯

흥국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올해 면세점 채널 성장이 12.8%에 그치면서 부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성장 부진의 원인을 브랜드 가치 관리를 위한 자체적인 구매 제한과 중국인 인바운드 성장 둔화로 지목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설화수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내 매출 비중이 40% 후반대에 달해 과거만큼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면세 매출 둔화 및 중국발 리스크 확대 등으로 시장기대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2016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 치약 리콜 관련 추가 충당금 ▲중국 법인 인센티브 지급 ▲상해 본사 이전 비용이 주된 요인으로 반영했다.

아모레 G, 중국의 색조화장품 소비세 인하로 에뛰드 매출 성장 기대

흥국증권은 아모레G에 대해 중국의 색조화장품 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모레G 브랜드인 에뛰드가 색조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모레G가 중국에서 성장 여력이 감소한 이니스프리를 대신해 에뛰드를 성장동력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선화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해외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차세대 중저가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니스프리는 중국 내 3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3~4선 도시까지 지역을 확대해 400여 개 수준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후’ 브랜드 확대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 기대

KB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해 올해 중국과 해외 면세점 채널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이달미 KB증권 연구원은 LG생건의 ‘후’ 브랜드가 올해 200개까지 확대되면서 여전히 두 자릿수 대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국 시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로 카운터수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세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콜마, 2016년 4분기 북경콜마 79% 성장 기대

흥국증권은 한국콜마에 대해 2016년 4분기 내수 화장품이 10.5%, 수출화장품이 42%의 고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경콜마가 연간 79% 성장한 604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색조 화장품에 대한 소비세 인하로 3분기에 일시적인 색조 제품 주문 증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그 비중이 40%까지 하락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색조 제품이 유행하고 있어 과거처럼 색조 비중이 25%까지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색조 비중의 안정적인 조절과 해외 생산기지 확장에 따른 비용 관리가 주가 상승을 가늠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맥스, 중국법인 색조시장 및 웨이상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

흥국증권은 코스맥스에 대해 2016년 4분기 영업이익은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75%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5년 4분기 중국 바이췌링과의 JV 설립 시 발생한 일회성 비용 6억원과 한국 연구소 확장비용 2억원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3.7%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 코리아가 글로벌 메이저 고객사들과 수주계약을 통해 27.6%의 외형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코스맥스 차이나 역시 색조 시장 및 웨이상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법인의 경우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올해는 매출액이 4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우, 사드 이슈 적극 반영 해외 가동률 높일 전망

흥국증권은 연우에 대해 2016년 4분기 영업이익이 37.3% 감소한 38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연우는 전방산업인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관계 악화로 증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재고를 타이트하게 관리해왔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우가 제품 발주 주기를 연장한 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4분기에 사드 이슈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이 고객사 비중을 조절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국내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주문 감소가 단기간 내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국내 고객사의 주문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해외 업체들의 비중을 늘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사드 위험을 적극 반영해 해외 고객사의 비중을 확대해 신규 설비 가동률을 증대시킨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신규 설비 가동률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