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차세대 혁신기술로 AI에 기반한 ‘챗봇’에 주목한다. 챗봇이란 주어진 응답 규칙에 따라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메신저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디지털 비서다.

챗봇에 대한 ICT 업계 구루들의 지지는 뜨겁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앱(App) 시대가 가고 봇(Bot) 시대가 왔다”고 했고,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챗봇을 공개하면서 “업체에 전화해 주문하거나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이 많다. 친구에게 말을 건네듯 업체와도 메시지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챗봇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챗봇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조명받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5월 메신저 기반의 개인비서 서비스 ‘알로(Allo)’를 내놨다. 알로는 고객과 대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 후보 답안을 추천한다. 텐센트 역시 자사의 ‘위챗(WeChat)’ 메신저에 챗봇을 적용하고, 메신저로 음식점과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윈 호텔은 5000여개 객실에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종합숙박O2O 서비스 여기어때는 ‘S.A(가칭, Staytech AI)’ 프로젝트를 통해 숙박업계 ‘챗봇’ 도입을 가장 앞서 밝혔다. ‘S.A’는 기술로 숙박산업을 혁신하는 여기어때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어때는 360도 VR 객실 정보를 통해 객실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했고, IoT를 결합한 키리스(keyless) 2.0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객실 이용을 가능케 했다. 이는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융합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맥락이 닿아 있다. 기존의 산업과 새로운 기술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것은 이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챗봇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챗봇이 향후 글로벌 ICT 기업들의 핵심 분야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크 저커버그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AI를 기반으로 한 챗봇의 역량은 우리의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만한 변혁”이라고 말했다. 챗봇의 등장으로 세상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고, 그로 인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챗봇’이 일상화되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숙박산업을 예로 들어 보자. 여기어때가 도입하는 챗봇은 단계적으로 진화한다. 자체 개발한 언어 처리모듈을 바탕으로 고객이 입력한 문장에서 의미 있는 단어를 추출하고, 분석해 숙소를 추천해준다. 또 CS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숙박업의 경우 고객들의 문의는 주로 객실의 가격, 장소 등 정형화된 경우가 많다. 이런 고객 문의와 챗봇 답변이 구축되면 보다 정교해진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강남에 사는 30대 남성이 여름휴가에 주로 이용하는 숙박 시설’이라는 카테고리를 형성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그리고 향후 이용자의 마음을 읽는 수준까지 진화하면, 인간과 기계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물론 챗봇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자연어 처리 과정에서 맥락을 오해해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윤리적으로 그릇된 정보가 노출될 경우 사회적 파장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챗봇 고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챗봇을 통한 인간과 기술의 공존이 세상을 혁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