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통합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 대표와 전병조 대표는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KB증권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사로 윤 대표와 전 대표의 투톱체제로 출범한다.

KB증권이 내세운 3대 전략 방향성은 ▲고객 중심 사업 모델 ▲시너지 극대화 ▲최적의 자본활용이다.

각 사업별 성장전략을 보면 리테일(소매영업), S&T(Sales&Trading), IB(투자은행), Wholesale(홀세일) 강화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B금융그룹과 시너지 극대화가 관통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보단 모든 것을 ‘가능성’으로 포장했다. 윤 대표가 S&T 부문의 규모 확대를 유독 강조하는 동시에 오는 2020년 KB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10%로 제시한 것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전부였다.

따라서 기자들의 이어지는 ‘다른’ 질문은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차별화 전략이 있는가”의 ‘같은’ 질문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KB증권의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KB금융 각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사업전개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2017년부터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증권사의 경우, 발행어음 발행과 외국환 업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윤 대표가 외환업무 등을 언급한 점도 이러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S&T 부문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기자가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현재 모든 산업은 새로운 상품과 수익구조에 목말라 있다. 또, 이 두 분야는 공동으로 추진할 대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B증권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만큼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고, 이날 간담회에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 부분도 향후 기대되는 요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날 KB증권 측의 발표는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발표 자체에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화려한 전망을 얘기하고 결국 달성하지 못해 질타를 받는 것보단 시장의 기대감을 줄이고 실제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를지 모른다. 그만큼 KB증권이 출범을 함에 있어서 무(無)전략보단 무(無)노출이길 바란다. 또 KB증권이 강조하는 금융지주와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1위의 증권사로 도약하길 바란다. 기자의 글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