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2017 현장. 출처=CES

8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 CES2017에서 애플의 존재감은 여느 때보다 미비했다. 평소 애플은 CES 행사장에 부스를 차리거나 이벤트를 개최하지 않았지만 애플 기기와 연결되는 다양한 제품들로 인해 늘 중요하게 회자되곤 했다.

올해 애플은 '누구나 연결되고 싶은 기기'가 아니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7일(현지시간) "CES에서 가장 주목받던 플랫폼이었던 애플의 존재감을 아마존 인공지능 '알렉사'가 차지했다. CES2017에서 주목받은 대부분의 제품들은 알렉사와 연결되거나, 알렉사를 탑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관련 기기가 아예 나오지 않은 건 아니다. CES2017에 제3의 기기들과 연동될 수 있는 애플 '홈키트' 플랫폼이 등장했다. 스마트 홈 가젯과 연결돼 작동하는 애플 홈키트는 i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CES2017에 약 12개 정도의 애플 홈키트와 연동되는 기기들이 등장했다. 애플 홈키트는 온도 조절 장치, 잠금장치, 연기 감지기 등에 이용됐다. 홈키트가 가장 확장돼 쓰인 경우로 '가정용 보안 카메라‘가 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 홈키트를 기반 구동 기기들을 두고 "편리하게 진화했지만 매우 지루한 제품"이라고 5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해성처럼 등장한 아마존 인공지능 알렉사를 탑재한 음성 스피커 비서들에 비해 예상 가능한 디자인과 기능이라는 뜻이다. 더버지는 이어 "냉장고 안에서 명령을 받고 수행하는 알렉사는 오븐을 조절하고, 청소기를 돌리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그 동안 홈키트는 새로운 기기를 카테고리에 추가하는데 머물렀다. 이러한 모멘텀이 아마존을 더욱 빛나게 한다"고 분석했다.

▲ 애플 아이폰. 출처=애플

그간 CES에서 애플 관련 제품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온 제품은 '맥' 컴퓨터 제품들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경쟁사에 비해 컴퓨터 제품 라인업 업데이트를 천천히 하면서 그 자리마저 빼앗기고 있다. 델은 높은 완성도로 좋은 평가를 받던 XPS13 노트북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CES2017에서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델 XPS 13 2-in-1'는 360도로 꺾을 수 있고, 배터리 동작 시간을 늘렸다.

오는 9일(현지시간)은 아이폰 공개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10년 전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2007에서 아이폰을 공개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10억대 넘게 판매된 아이폰에 힘입어 애플은 지난 2011년 8월 이후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약 730조원)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줄어드는 애플의 입지에 권불십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일(현지시간) 2016 회계연도(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출이 2156억달러(약 258조원)로 당초 세웠던 목표보다 3.7% 낮았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600억달러(약 71조원)에 그쳐 목표보다 0.5% 낮았다. 애플이 1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는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주요 제품인 아이폰 판매 부진이 있다.